MBC 뉴스의 보수화 현상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내부 비판이 또다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최승호) 보도 민실위는 지난달 28일 회사측과 공정방송협의회를 가진 자리에서 현대자동차 파업타결 보도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국장단 스스로 보수의 상습화와 결별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MBC본부 민실위는 지난 6일 타결된 현대차 파업사태에 대해 △뉴스데스크의 당일 보도량만 6꼭지로 방송3사 중 가장 많았고(KBS 4꼭지 SBS 2꼭지) △내용도 일방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관련뉴스의 제목은 <협상타결 파장> <중소기업 타격> <’경영참여’ 반발> <사측대항권 강화> <후유증 길어질 듯> <양보한 속사정>으로 이 중 첫번째와 마지막 리포트를 제외한 나머지 리포트의 경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반응을 각각 따로 나눠 보도했고 국내 업체들을 관장하는 산업자원부의 발표기사로 채웠다는 것이다.

민실위는 “이번 협상이 철저하게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한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집중 부각시켰다”며 “독립된 하나 이상의 꼭지로 소화할 만한 충분한 내용이 있었음에도 노조측의 반응은 한두 줄로 털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의 경영참여 문제가 기존 단체협약에 이미 있던 것을 구체화한 것일뿐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는 협상 당사자들의 설명은 당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와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만 없었다는 게 민실위의 분석이다. MBC는 이 소식을 8일 아침뉴스에서 다뤘다.

이와 함께 민실위는 7월21일∼8월22일 한달간 단발성 사건사고 기사 건수가 모두 119건으로 방송3사 중 가장 많은(KBS 98건, SBS 101건) 반면, 북핵관련 기사건수는 MBC 14, KBS 25, SBS 19건으로 MBC가 가장 적었으며, 주5일제 관련 기사건수도 MBC 14, KBS 22, SBS 19건으로 MBC가 가장 적었다며 “내부적으로는 뉴스를 가볍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회사 존립위상 자체를 흔들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용구 사회1부장은 “우리가 노조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도 각종 조사에서 ‘진보’적이라는 평가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화됐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 부장은 “사건사고 기사가 많다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타사보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했을 때 0.7건 더 많은 게 과연 심각한 상황인지 되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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