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의 언론사들이 인터넷뉴스를 강화하고 있지만 외국어 서비스는 관심밖 사항으로 치부하고 있어 한국사회의 실상을 외국에 균형있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해 자사뉴스를 외국어로 서비스하고 있는 언론사는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연합뉴스가 전부이다.
일간지 중에서는 조선일보(디지틀조선)가 지난 95년 12월말부터 영문서비스를 발빠르게 시작했다. 일본어서비스는 2000년 1월, 중국어서비스는 같은 해 12월부터 시작했다.

중앙일보(조인스닷컴)는 일본어와 중국어 서비스를 2000년 3월에 시작했고, 영문 서비스의 경우 ‘IHT(International Harald Tribune) 중앙일보’ 사이트에서 중앙일보의 일부 기사를 영문번역해 싣고 있다. 동아일보(동아닷컴)도 같은 해에 영어·일어·중국어 서비스를 동시에 시작했다.
연합뉴스는 지난 98년 10월 인터넷을 오픈하면서 영문서비스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매체는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부담 때문에 외국어 서비스를 실시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국어 서비스를 해오던 조인스닷컴이 비용문제로 지난 6월에 중국어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고 동아닷컴도 지난해 같은 이유로 중국어 서비스를 한 때 중단했다가 부활했을 정도이다.

외국어 서비스가 특정 언론사에서만 이뤄지다보니 외국인들이 남북관계·경제문제 등 국내 주요현안을 이해할 때 국내 언론사의 특정 논조에 경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나 경제문제와 같이 우리 이해와 직결되는 사안이 특정 논조에 의해 걸러진 채 보도되는 것을 외국인들이 그대로 수용할 경우 심각한 ‘인식 편향’ 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한국의 대표언론은 조선일보 등 보수적인 논조를 가진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많은 직원들은 매일 이들 신문의 인터넷 외국어서비스를 참고하는 편”이라며 “번역의 번거로움이 없이 손쉽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틀조선일보의 한 간부는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은데 이들에게 한국을 보는 시각이나 뉴스의 균형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조선일보 등 특정 언론의 논조만이 아니라 이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언론도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조선일보의 서비스를 통해 모든 시각을 다 담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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