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독립기념관의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 작업에 들어가기 직전에 기념관 철거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독립기념관을 담당하는 조선일보 김모 기자는 윤전기 철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5일과 이달 초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이문원 독립기념관장과 윤전기 철거 담당자에게 광복절 이전에는 윤전기를 철거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독립기념관은 기존의 방침대로 지난 7일부터 철거작업에 들어가 10일에 작업을 완료했다. 이문원 독립기념관장은 “조선일보 기자가 두 차례 찾아와 철거일정을 광복절 뒤로 미뤄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방침을 어겨가며 일정을 바꿀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영주 독립기념관노조위원장은 “자체 확인 결과 조선일보 기자가 지난달 15일 윤전기 철거문제를 담당하는 직원에게도 찾아와 ‘광복절 전에 윤전기 철거를 하게 되면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시민연대’(조아세)가 이를 기념하는 시위를 벌일 수 있어 조선일보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다. 광복절 전에는 철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부탁했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김모 기자는 “철거 일정을 취재하러 갔다가 ‘광복절 이후에 했으면 한다’는 개인적인 부탁을 한 일은 있지만 회사에서 지시하거나 이후에 편집국장에게 보고한 일은 없다”며 “조아세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해 이 관장과 2시간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건넸던 말”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광복절인 지난 15일 <국민 발길 돌리는 독립기념관>이라는 기사를 통해 독립기념관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제는 광복절에 일회용 행사장으로만 반짝 주목받을 뿐 일반국민들이 찾아가 볼 만한 장소로서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정작 문제는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상당부분 자발적인 관람객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또 “관람객을 끌지 못하는 데는 자료수집·관리·연구의 부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사이버 자료실이 돼야 할 독립기념관 홈페이지는 아직 ‘안내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의 이같은 비판 보도에 대해 이문원 독립기념관장은 “우리가 윤전기를 16년 동안 보존해줬는데 빼니까 그렇게 기사를 쓴 것 같다. 안 뺐으면 안 썼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조선일보의 김모 기자는 “이 기사와 나는 무관하다. 기사가 나가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채모 기자가 출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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