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 150억+α 보도, 권노갑 긴급체포로 요동

12일자 조간신문의 두드러진 변화상은 11일 저녁 7시경에 있었던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긴급체포로 인해 관련 기사들이 크게 요동친 점이다.

특히 이날은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완 씨가 검찰에 소명자료를 보낸 날이기도 해서 개별 사안의 연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지면 편집을 바꾸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지면이 요동친 대표적인 곳이 한국일보. 한국일보는 가판 2면에 <'150억 수사' 장기화 할 듯>이란 기사를 실으며 "김씨가 제출한 자료 신뢰성 의문"이라고 보도했으나, 배달판에선 3면에 <검 "김씨 자료, 수사정황과 일치"> 기사를 실었다.

함승희 의원 발언 엇갈린 가치판단

함승희 의원의 고 정몽헌 회장에 대한 검찰의 '가혹 행위' 주장에 대한 신문의 보도가 가판과 배달판을 오가며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일보는 가판에서 4면에 2단 크기의 박스기사로만 처리했지만, 배달판에서 1면에 <"정몽헌 회장 수사 가혹행위 의혹있다"> 기사를 배치하는 한편 3면에 제보자에 대한 내용과 함의원 일문일답 기사를 추가했다.

세계일보도 가판에서는 5면에 2단 크기의 박스기사로 처리하는데 그쳤지만 배달판에서는 1면에 기사를 배치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가판에서 1면 하단에 3단 크기로 <정몽헌 회장 자살 검찰책임론 논란> 기사와 함께 <여의원 "재벌 하나쯤은…정회장 협박설">을 4면 머릿기사로 배치했다가 배달판에서는 4면에 실었던 기사를 8면 하단으로 내렸다.

조선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 대한매일은 1면 하단에 각각 2-3단 크기의 기사 한 꼭지로만 처리했다.

경향, 노대통령 5개월 릴레이 인터뷰 단독보도

경향신문이 12일자 가판에 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8월15일 이후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지방 언론사를 상대로 연쇄 합동 인터뷰를 갖기로 했다는 내용을 단독 보도하자 배달판에서 다른 신문들이 따라갔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노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 발표 이후 오는 18일 대구·경북지역 언론사와 합동 인터뷰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광주·전남(9월4일), 부산·경남(9월22일 또는 23일) 등 지방 언론사만을 대상으로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경향신문의 가판 보도 이후 동아일보와 한국일보 대한매일 등이 배달판에서 이 기사를 추가했다.

청와대 언론소송 배달판서 잇따라 등장

청와대가 11일 5개 언론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가판에서는 경향신문과 조선일보만 보도했으나 배달판에서는 나머지 신문들도 이 기사를 크게 키웠다. 동아일보, 한국일보, 한겨레신문이 이 기사를 5면 머릿기사로 배치했고, 대한매일은 1단 기사로 처리했다.

한총련을 보는 언론사 시각

한총련에 대한 정부 대응을 두고 신문사마다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30대 중반 무직자가 조종하는 한총련>제하 사설에서 "한총련은 졸업생들로 구성된 '조국통일위원회' 같은 비밀조직들이 좌지우지하며, 이들은 팩스·인터넷 통신을 통해 북한 통일전선부 산하인 범청학련 북측 본부로부터 지침을 전달받는다는 주장도 있다"며 "한총련에 대해 자기혁신을 요구하거나 '합법화' 운운하기보다는 한총련의 과격시위를 배후 조종해온 세력들을 발본색원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도 <청와대 '한총련 해법' 이래서야>제하 사설에서 "청와대가 이 시점에서 한총련 해법을 놓고 수배 해제나 자기혁신 얘기를 꺼내는 것은 너무나 안이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며 "한총련 해법은 당분간 '법과 원칙'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도 <폭력과 합법은 같이 갈 수 없다>제하 사설에서 "정부는 한총련 합법화보다 불법적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과격한 의사 표시 행위의 근절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고, 세계일보도 <'한총련 합법화 재검토' 당연하다>에서 "한총련 합법화는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의 '강온 분리' 대응책 또한 유보돼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강경 주문과는 달리 한겨레는 <정치공세가 능사 아니다>라는 사설에서 "대학생들이 위험하긴 했으나 맨몸으로 벌인 일탈적 시위에 대해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해 마냥 문제를 부풀리는 것은 사태를 오히려 오도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이 사회적 갈등과 현안문제를 이성적으로 제기하고 풀어가는 기풍을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 몰카 용의자 압수수색

11일 밤 청주지검이 이른바 '양길승 몰카 사건' 용의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배달판에서 이 기사를 추가했다.
청주지검은 이날 밤 키스나이트클럽 사장 이원호 씨의 인척 남모 씨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해 메모지, 컴퓨터 디스켓, 영업 장부일체를 압수했다.

대한매일 8.15 충돌 경찰 비상경계 기사삭제

대한매일은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게릴라식 시위 방식에 경찰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배달판에서 삭제했다.

대한매일은 12일자 가판에 <경찰 '경계' 초비상>에서 "경찰은 한총련이 기습작전으로 나오면 미군 사격장 진입사건처럼 경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가 배달판에서 삭제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