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대통령이 출연한 MBC <느낌표> 동영상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하자 MBC측이 사전허락없이 게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MBC <느낌표>는 지난달 19일 ‘대통령과의 특별한 만남 -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아시아’란 꼭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개그맨·가출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과의 대화, 연예인 윤정수 씨와 노대통령과의 팔씨름 이벤트 등을 100분간 방영했다.

청와대는 방송이 나간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방영분을 VOD(동영상) 파일로 만들어 청와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올렸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MBC측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최승호)는 지난달 25일 열린 공방협에서 “청와대가 사전 허가없이 무단으로 우리 콘텐츠를 사용했다”며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동영상을 내릴 것을 요청할 것”을 회사측에 주문했다.

MBC는 노조의 지적에 따라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iMBC, MBC프로덕션, <느낌표> 제작진 모두 청와대측에 자료를 제공하거나 사용허락을 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내고, 지난달 26일 청와대에 동영상을 내려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청와대는 MBC의 요청이 있자 같은날 동영상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최원석 편집제작부문 민실위 간사는 “동영상이 어떻게 청와대에 게재 됐는지 노조 자체적으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우리가 아쉬울 게 없는데 몰래 유출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무단 유출 사실을 부인했다.
청와대 김만수 춘추관장은 “노 대통령은 MBC가 제안해서 출연에 응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느낌표> 동영상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간 게 문제될 게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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