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문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여론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반헤게모니적 담론 형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MBC 보도제작국 최용익 부장은 이달 초 발표한 석사논문(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반헤게모니적 담론과 공론장 활성화에 관한 연구’에서 시장지배적 신문들이 유포시켜온 독과점적 헤게모니 유지를 위한 지배이데올로기에 대항하기 위해 반헤게모니적 이데올로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부장은 이를 위해 그동안 MBC의 <미디어비평>이 이들 신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왔다고 설명했다.

최부장이 논문에서 밝힌 ‘공론장’이란 개념은 “아무런 제약없이 개인의 의사를 발표하고 토론할 수 있는 원칙이 지켜지는 곳”이다. 최부장은 그러나 한국사회에는 권언유착 관계에서 성장해 온 일부 신문들이 독재가 물러간 이후 그 공간을 독과점적으로 지배하게 되면서 하버마스가 우려한 ‘권력화된 공론장’이 존재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선 중앙 동아 등 시장지배적 신문들은 언론사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자신들의 기득권이 손상되는 것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보도를 통해 다양하게 헤게모니 유지적 의미작용을 만들어냈다는 게 최부장의 주장이다.

최부장은 <미디어비평>이 이 신문들의 헤게모니 유지를 위한 보도의 잘못, 즉 과장, 축소, 은폐, 의도적 오보 등을 비평하면서 반헤게모니적 의미생산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최부장은 하지만 신생매체의 등장으로 지난해 대선 때 시장지배적 신문들의 잠정적인 실패현상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최부장은 “역사가 긴 시장지배적 신문들과 역사가 짧은 언론들 사이의 대립과 경쟁구도가 극적으로 나타난 것은 2002년 대선 시기였다”며 “양진영의 치열한 투쟁의 결과는 잠정적으로 신생매체들의 승리, 시장지배적 신문의 실패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