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견인차업체와 경찰간의 커넥션을 고발하는 리포트를 축소했다는 내부비판이 제기돼 진상조사에 나섰다.

KBS는 지난 14일 <뉴스9>의 ‘현장추적 1234’에서 <교통사고 정보팔아 돈 챙기는 경찰>이라는 고발리포트를 내보냈다. 이 리포트는 서울시내 교통경찰들이 교통사고를 알려주고 견인차 운전자들로부터 사례비를 받아왔다는 사실을 4개 경찰서의 장부를 입수해 확인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리포트는 이날 뉴스의 27번째 꼭지로 배정돼 밤 9시40분 대(로컬시간대)에 방영됐다.

뉴스가 나간 다음날인 15일에 서울경찰청 감찰계에서 해당 경찰들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경찰과 병원과의 커넥션에 대한 제보도 잇따랐으나 KBS는 속보를 내보내지 않았고, 16일엔 강서·영등포·양천·마포 등 4개 경찰서장이 문책 전보조치됐으나 이를 단신처리했다.

이에 기자들이 간부진에게 “터무니 없는 뉴스밸류 판단”이라고 항의했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김영삼)는 22일 열린 공방위에서 회사측과 진상조사를 벌여 관련 책임자를 문책하기로 합의했다. KBS본부 공방위는 “경찰로부터 민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고, 사회부의 한 중견기자는 “외압이 아니었다면 명백한 판단미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진석 편집부장은 “공을 많이 들인 기사이긴 하나 경찰이 견인차 업자들과 돈을 주고받는 거래가 있다는 내용이 담는 메시지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편집회의에 기자협회장과 평기자 대표가 참석하는데 외부 민원 때문에 뒤로 뺐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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