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 이어 KBS 내부에서도 시청률을 의식한 사건사고 기사가 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김영삼)는 지난 22일 열린 공방위에서 △9시뉴스에 단순 사건 사고 리포트가 증가하고 있고 △방송시간이 축소된 주말뉴스에서조차 발생(기사)을 챙긴다는 명목의 단순 사건 사고 키우기식 보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본부 공방위는 이날 “22분 뉴스 방송시간이 리포트 15개에 단신 5개로 구성된 지난 12일의 경우 리포트의 평균길이가 1분 5초에 불과했다”며 “아무런 교훈이 없는 사건사고를 그저 그림이 좋다는 이유로 리포트하는 경우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주말뉴스 시간은 줄었지만 전국부와 사회2부의 경우 오히려 주말뉴스 제작부담이 늘어났으며 뉴스의 품질만 떨어지고 있다는 것.

기자들 사이에서는 보도국 간부들이 시청률을 의식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빚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도국의 한 중견기자는 “경쟁 방송사가 시청률을 고민하다 발생이라도 챙기자며 전국을 저인망으로 훑어 사건 특종을 하다보니 우리도 안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몇 년 전부터 사건사고 기사의 경우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일선 경찰기자들도 주로 기획취재에 중점을 둬왔지만 최근 들어 납치, 자살 등 사건이 사회적 문제가 돼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화섭 사회2부장은 이에 대해 “리포트의 길이가 해외방송보다 짧아 아이템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사건사고 기사도 많아지는 것이지 시청률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워낙 고위험 사회인데다 최근 납치 자살 등의 사례가 많아 그렇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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