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MBC 보도가 보수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MBC 정치부가 이달 초 조직운영과 보도 등에 대해 소속기자들간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선 자사의 파업보도를 ‘보수화’로 볼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었다.

한 정치부 기자는 “보도 방향에서부터 내부 의사소통구조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자리였을 뿐 ‘심각한 모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기자는 대화 시간에서 MBC 보도의 보수화 지적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MBC의 최근 보도를 ‘보수화’로 규정하는 데 동의하는 기자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동안 왼쪽으로 치우쳤던 것을 바로잡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솔직히 공중파의 성격상 뚜렷한 색깔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MBC 이미지가 개혁적인 것으로 외부에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진보나 보수 모두 끌어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른 기자는 “일시적으로 보수화 바람이 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쉽게 중심을 잃지는 않는다”며 “외부에서 우리 보도가 보수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 구성원들을 위축시킬 수 있다. 그냥 가만히 놔둬도 우리 스스로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MBC 보도를 단순히 진보, 보수로 나눠서 볼 게 아니라 장애인, 약자,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루는 데 얼마나 적극적이었느냐를 두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지난 7일 노보를 통해 “잇따른 본질 외면, 표피적 현상에 대한 집착은 MBC 뉴스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로 귀결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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