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미디어 포커스>가 MBC 파업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MBC 내부에서 민감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쟁사 비평’을 두고 KBS와 MBC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KBS <미디어 포커스>는 지난 5일 ‘저널리즘 비평’ 코너에서 조흥은행·철도노조의 파업 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방송진흥원 미디어워치팀이 조사한 자료를 인용했다.

MBC가 불만을 터뜨린 건 바로 이 대목 때문. <미디어 포커스>는 조흥은행과 철도노조 파업의 원인/배경(각각 4건 0건)·발단/전개(17건 13건)·해결/대안(0건 13건)·파급효과(9건 13건)에 대한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 사례를 자세히 전하면서도 KBS와 SBS의 보도 사례에 대해서는 “이런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개략적으로만 언급했다.
<미디어 포커스>는 이어 파업에 대한 단순중계보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목에선 KBS의 사례를 먼저 들었다.

이를 본 MBC 기자들은 “어차피 방송3사 파업 보도행태의 양적인 차이가 없는데 왜 MBC 사례를 먼저 들고 KBS 사례는 뒤에 덧붙이느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MBC <미디어 비평>팀의 한 기자는 “방송3사의 보도가 비슷하면 자사의 문제점을 먼저 지적해야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데 <미디어 포커스>는 그런 면에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보도국의 한 기자는 “<미디어 포커스>는 자사에 대한 것보다 마치 MBC를 겨냥한 듯한 인상을 줬다”며 “자칫 양사 미디어비평 프로가 상대사 흠집내기로 흐르는 건 아닌가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S <미디어 포커스>의 한 기자는 “MBC 입장에서는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경쟁사 흠집내기를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다른 언론사 보다 우리를 먼저 비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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