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BC의 일련의 파업보도에 대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최승호)는 7일 발행한 노보에서 NEIS와 조흥은행 파업, 철도노조 파업 등 현안들에 대한 보도가 본질을 외면했다며 단지 양적인 측면이 아닌 질적인 부분을 거론했다.

보도민실위는 NEIS 보도의 경우 뉴스데스크에서는 원인을 분석하는 기사는 5월 한차례 보도된 것과 지난달 10일자 호주의 사례소개가 전부였고, 현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표피적인 불안감과 혼란상에만 몰두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땐 거의 하루도 예외없이 예금인출 기사와 전산마비 우려 기사가 중계방송됐다며 특히 전산마비 우려는 노조측의 주장부터 매일같이 ‘내일 전산마비될 것’이라는 식으로 보도했다는 게 민실위의 주장이다. 나흘간 고객들의 불편과 항의 인터뷰가 12차례였고, 정부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다뤘으나 노조측의 주장은 철저히 무시했다는 것. 철도파업의 경우도 시민불편이 과잉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보수화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민실위는 “잇따른 본질 외면, 표피적 현상에 대한 집착은 MBC뉴스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로 귀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언련은 5월 ‘이달의 나쁜 보도’에 MBC 뉴스데스크의 화물연대와 한총련 시위 등을 비판한 <혼란 어디까지>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사회1부장이 직접 리포트했다. 민언련은 “사회적 갈등을 싸잡아 집단행동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몰았고, 발전적으로 갈등을 풀 수 있는 대안 제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황용구 사회1부장은 “내가 직접 리포트를 한 건 데스크 회의를 거친 결과”라며 “일종의 회사 사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부장은 “이성과 논리에 따라 합리적으로 접근하자는 차원에서 다룬 것인데 지나치게 꼬투리를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영회 보도국장은 노조의 지적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은 바람직하며 수용하지 못할 것도 없다”면서도 “외부 모니터단체의 시각이 다 옳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국장은 보수화 지적에 대해 “그동안 지나치게 MBC뉴스가 한쪽으로 경도된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나 이념적 편향성을 버려야 한다”며 “한나라당 등 특정집단과 연계시키는 것은 터무니없는 시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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