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장면 취재를 둘러싸고 남측과 북측이 신경전을 벌이다 한때 통신이 두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제7차 이산가족 상봉이 열렸던 지난 1일 남측과 북측 그리고 기자단은 남북 각각 100가족 중 5가족에 한해 공개상봉을 하기로 합의하고 오전 10시부터 상봉에 들어갔다. 기자들은 방송 2명, 신문 1명이 한 팀으로 한 가구씩 취재하며 10가족 중 절반은 1진 기자들이 나머지는 2진 기자들이 취재하기로 했다.

그러나 2진이 취재하려 했던 남측 이산가족 중 한 가족이 갑자기 취재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본 다른 한 가족(비공개상봉을 하기로 돼있던 가족)이 ‘그러면 우리를 찍으라’고 주장해 교체 여부를 북측과 협의하기 위해 남측 관계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한 취재팀이 이 가족을 취재하러 들어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북측이 합의를 위반했다며 ‘사과하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남측에서는 절차상 생길 수 있는 문제라며 ‘사과 못한다’고 맞서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서로 책임공방을 벌이다 급기야 오전 11시께를 전후로 북측에서 통신을 끊어 한동안 통신두절 사태가 빚어졌다. 남측과 북측은 다시 통신 두절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정오께 통신을 다시 복원하면서 없었던 일로 하고 일단락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하다보면 이 보다 더한 일도 있지만 오랫동안 쌓여온 불신의 벽이 한꺼번에 없어질 수는 없다”며 “서로 작은 일에도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중앙일간지 중견기자는 “진행요원이 아무런 제지없이 들어가게 허용한 것도 문제”라며 “지나친 취재경쟁 때문에 파행사태가 빚어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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