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출신 현직 교사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처음 선임됐다. 지난달 23일 신임 이사로 선임된 이수호(사진) 전교조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시청률이나 상업성을 위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니터활동을 하겠다”며 “대안매체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선린인터넷고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이 이사는 전교조 사무처장,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사무총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 등을 지냈다.

-현직교사로는 첫 방문진 이사로 선임됐는데.
“MBC 노조 등 언론·사회단체가 추천한 것으로 안다. 그동안 전교조 활동을 통해 노동·시민사회운동을 해왔던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MBC가 공영방송으로 더욱 확고히 자리잡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수락했다.”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은.
“현행 방송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시청률 중심이다. 때로는 교육과 배치되는 내용도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쇼·오락 프로그램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게 큰 문제다. 이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나.
“현재 전교조 초등위원회에서 시민단체 등과 함께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등을 모니터하고 있지만 소극적 활동에 머물러있다. 방문진 이사가 된 것을 계기로 이들 활동을 보다 강화하고 방송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생각이다.”

-MBC의 교육관련 보도에 대한 의견은.
“새정부가 들어선 뒤 일부 신문이 앞장서서 급격하게 보수화로 몰고가고 있는데 MBC를 포함한 공중파 방송들도 이런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NEIS의 경우 객관적 접근과 심층보도 보다는 쟁점과 충돌만 부각하는 등 갈등 부추기기에 그쳤고 이 결과 전교조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한나라당 MBC 민영화 주장에 대한 생각은.
“공영성을 실추시킬 우려가 있다. 내부 경영진조차 시청률을 높여 광고수익을 올리려는 생각 뿐인 것같다. 안팎의 압력을 어떻게 방어하면서 공영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재임 중 끊임없이 고민하겠다.”

-방문진 활동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난 2001년부터 MBC 수입의 15%를 방송발전기금으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공익자금을 참다운 의미의 방송문화진흥을 위해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한 예로 인터넷매체를 비롯한 대안언론 등 소규모 매체가 올바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육성·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본사·자회사와 계열사 임원에 대한 인사원칙은.
“책임있는 임원을 선임하기 위해 각 사마다 다양한 기준을 마련할 수 있지만 사장의 경우 공모를 통해 추천된 후보를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선임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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