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매일 주주총회가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한매일은 지난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이견으로 세 차례의 정회를 포함, 13시간만에 끝났으나 이사선임을 완료하지 못하고 오는 30일 속행하기로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채수삼 내정자만 이사로 선임했다.

대한매일 2대주주인 재경부측은 "추천될 이사를 주총 하루 전에 통보받아 검증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사전에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2주 뒤로 주총을 연기하자고 제의했다. 주주들에게 이사후보를 너무 늦게 알려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우리사주조합측은 "6개월 이상 사장문제로 진통을 겪어왔는데 더 이상 미루기 어렵다"며 "2주 뒤로 미루면 이미 출근하지 않고 있는 유승삼 사장과 양해영 이사를 어떻게 다시 출근하라고 할 수 있느냐"는 입장으로 맞서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주총은 11시50분께 정회됐다. 이 자리에서 채수삼 사장내정자는 우리사주조합의 위임을 받아 자신을 포함해 대한매일 이경영 논설위원실장, 양동용 그래이프커뮤니케이션즈 상무 등 3명을 이사후보로 추천했다. 채 사장내정자측은 26일 오후 추천할 이사후보를 주주들에게 통보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속개된 주총은 한 시간 뒤 다시 정회, 오후6시 속개됐다가 7시께 다시 정회, 결국 밤11시에 속개돼 11시50분께 사장선임을 전제로 채수삼 사장내정자만 이사로 선임하고 끝냈다. 주주들은 오는 30일 오후6시 주총을 '속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대한매일 구성원들은 "재경부가 또다시 인사개입을 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왜 주총장 당일에서야 문제를 삼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대한매일의 한 중견기자는 "정부가 주주로서의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나 사주조합 투표에서 채 사장내정자로 결정된 게 열흘도 넘었는데 그동안 가만히 있다가 주총 당일 절차문제로 발목을 잡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며 "2주 연기하자는 요구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이 추천할 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게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매일은 우리사주조합이 38.98%로 최대지분을 갖고 있으나 재경부가 30.5%, 포스코 22.4%, KBS 8.08%을 소유하고 있어 지난해 유승삼 사장이 선임될 때도 이와 비슷한 진통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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