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선임된 김이환 한국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이 18일 이사직을 자진사퇴했다. 김부회장은 이날 오전 노성대 방송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김부회장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취임을 사양하면서>라는 편지에서 "오랫동안 재계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서 또한 광고계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MBC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러한 뜻이 전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고 사퇴배경을 밝혔다.

김부회장은 이어 "본인의 방송문화진흥회 참여가 MBC 종사자의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면 이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에 있는 우리나라 방송, 그 중에서도 MBC의 미래를 그려가는 작업에 동참하고자 했던 본인의 뜻과는 어긋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며 "이에 방문진 이사취임을 사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부회장은 "저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추천하신 분이나 방문진 이사로 선임한 방송위에 누를 끼치게 된다면 이 또한 공인으로서 도리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부회장은 이와 함께 지난 16일∼17일 전국언론노조와 언론노조MBC본부에서 "김부회장이 MBC를 방문해, 시사매거진2580에 압력을 행사한 인물"이라며 선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낸 데 대해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을 줄 일을 할 이유가 없다"며 "프로그램 제작에 압력을 넣기 위해 MBC를 방문했다는 주장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하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부회장측 관계자는 "추천한 분도 MBC 출신 인사이지만 내부에서 그렇게까지 반대를 무릅쓰고 가지는 않을 생각"이라며 "광고주협회 상근부회장과 방문진 이사를 겸하면 언론에 할 말 더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애초 18일 예정된 방문진 이사 임명식을 전국언론노조와 MBC본부 등의 반발에 따라 오는 23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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