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로는 이례적으로 MBC에 사내 그룹사운드가 결성돼 최근 사내 행사에서 데뷔공연까지 열었다. 그 주인공들은 ‘오합지졸’(OHZZ). 처음 연습 때 어수선했던 모습이 오합지졸 같았다고 해서 영문 이니셜을 따 ‘오즈’로 지었다.

이희석, 조석현, 박성철, 이용주, 진재하 등 모두 라디오기술부에서 일하는 5명으로 구성된 오즈는 애초 지난 2001년 결성됐지만  한동안 활동을 못하다 지난해 10월 께부터 매주 토요일을 틈타 조용히 맹연습을 해왔으며 지난 노동절 기념 사내 행사에서 ‘데뷔공연’을 하면서 비로소 사내에 그 존재를 알렸다.

‘그룹사운드를 아무나 할 수 있겠냐’며 반신반의했던 사원들이 이날 공연을 본 뒤 탄성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그동안 실력을 충분히 쌓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비공식 활동만 했지만 이날 행사를 계기로 회사 동호회나 노조 소모임 중 한 곳에 가입해 매년 2∼3차례의 정기 공연도 열 계획이다. 연습장소가 없어 고민인 다른 아마추어 밴드와 달리 이들은 주말이면 비어있는 스튜디오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마추어 밴드로는 이례적으로 지난달 5일 윤종신의 ‘두시의 데이트’에 라이브로 1시간 동안 출연하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보컬을 맡고 있는 박성철씨는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우리가 (라디오 방송을) 만들 수는 있어도 언제 한 번 출연해보겠느냐’는 생각에 선뜻 출연하게 됐다”며 “출연자들의 애로사항도 이해하는 기회였다”고 털어놓기도.

대학시절 대학가요제 본선(99년)에 진출한 경력도 있는 박성철씨는 “사규에는 업무 외의 다른 일을 할 수 없도록 돼있으나 개인적으로는 판을 내고 싶은 생각도 있고, 오즈만의 곡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박씨는 “모두 라디오기술부 소속이어서 쉽게 의기투합하게 됐다”며 “실력은 아직 미흡해도 우리끼리만이 아니라 사우들에게도 웃음을 줄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 이것이 우리 그룹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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