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의 난시청이 극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민단체협의회(회장 최준구)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3월25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전국의 시청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난시청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난시청 가구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응답이 54.1%였고, ‘잘 나온다’는 응답은 45.9%에 불과했다. 정부와 지상파 방송사가 현행법에 규정된 대로 파악해 지정한 난시청 가구수 75만 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난시청 가구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분포돼있음이 밝혀진 셈이다.

지역별 분포를 보면 농어촌 지역의 난시청 가구가 62.4%였고, 도심지역은 35.7%로 나타나 농어촌지역의 난시청 문제가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난시청 가구의 절반 이상은 유선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매체 가입을 통해 TV 난시청을 해소하고 있었으며, 농어촌이 도시보다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에 더 맣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선방송 가입 시 평균 설치비의 경우 농어촌은 5만2000원, 도시는 3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난시청 해소를 위해 유료방송에 가입할 경우 도시지역에선 주로 유선방송을 선택하고 있는 반면, 농어촌에선 위성방송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상파방송을 수신하기 위해 값비싼 설치비용(평균 35만원)을 감수하며 위성수신 안테나를 다는 가구가 농어촌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는 TV가 나온 지 50여 년이 흘렀지만 농어촌의 난시청 문제에 대해 공론화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며 이번 조사결과는 그동안 농어민들의 정보접근권이 얼마나 제한돼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농민단체협의회와 주부생활중앙회는 난시청 해소를 위해 △유료방송 가입 시 농어촌 가구에 대해 특별할인을 적용하는 방안과 △농어촌 지역에서 고품질의 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방송인프라 구축을 기간산업으로 지정해줄 것을 정부에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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