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기자들 사이에서 범죄자와 형사의 심리를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 관람 붐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경찰 출입기자 각각 10여명과 연합뉴스 경찰기자  8명이 이 영화를 단체로 관람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한국일보 경찰기자 4명도 ‘살인의 추억’을 봤다. 

영화계에서도 호평을 받은 작품이고, 특히 ‘화성연쇄살인’을 소재로 다룬 영화라는 점이 사건기자들의 호기심을 촉발했다는 게 영화를 본 기자들의 설명이다.

기자들의 이런 분위기를 재빠르게 포착한 서울경찰청은 아예 지난 3일 출입기자들을 초청해 강력계 형사를 소재로 다룬 영화 ‘와일드카드’ 시사회를 열기도 했다.

연합뉴스 김남권 기자는 “오래 전부터 기자들 사이에서 술만 마시지 말고 작품성 있는 영화나 한편 보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마침 형사가 주인공인 데다 사건기자로서는 한번 파헤쳐 보고 싶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가 개봉돼 단체로 관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 황양준 기자는 “경찰과 범죄수사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있으면 가끔 경찰기자들과 함께 단체관람을 하기도 한다”며 “화성연쇄살인사건의 경우 유명한 미해결 사건이라 더욱 재미가 있을 것 같아 후배 기자들과 함께 관람했다”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 배급사인 싸이더스 관계자는 “잊혀졌던 사건을 다시 조명해서 그런지 ‘범인을 꼭 잡아달라’ ‘재수사하라’는 메일을 보내는 네티즌들도 있다”며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사회부 기자들도 이런 점 때문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일부 사회부 기자들로부터 ‘한 번 보고 싶은데 초대권을 구할 수 없냐’는 문의가 있었다”며 “관례적으로 영화 담당기자들에게는 초대권을 몇 장씩 더 주지만 사회부 기자에게는 초대권을 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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