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찬반투표를 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것은 단지 찬반투표를 하느냐 마느냐에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내부 고민도 담겨져 있었다.
지금까지 노조가 이끌어온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은 △국내유일의 통신사라는 연합의 위상회복과 △사실상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소유구조 문제를 개선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그런데 낙하산 사장반대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궁극적인 도달지점에 대한 인식이 혹시나 흐려지는 건 아니냐는 자성도 따랐다.
노조 집행부의 한 간부는 "과연 언론개혁이 무엇이냐"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시저의 말 중 ´개혁은 내부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문장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종철 전 사장이 사퇴하기 직전 연합뉴스 노조는 이미 ´회사위상재정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연합뉴스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종철 전사장의 비리의혹이 촉발되면서 결국 소유구조나 회사위상 문제에 관한 논의는 잠잠해졌다. 외부에서 선임된 사장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개혁´이란 포장도 연합뉴스 사원들에겐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개혁´이란 말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사원들도 있다. 우리 언론에서의 개혁이라는 것은 아직도 ´독립´이라는 명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연합뉴스의 궁극적인 목적도 정부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