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조는 지난 6일 김근 사장내정자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압도적인 반대표를 이끌어냄으로써 정부가 개입하는 연합뉴스 사장인사에 대한 거부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찬반투표를 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것은 단지 찬반투표를 하느냐 마느냐에 그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내부 고민도 담겨져 있었다.

지금까지 노조가 이끌어온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은 △국내유일의 통신사라는 연합의 위상회복과 △사실상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소유구조 문제를 개선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었다. 그런데 낙하산 사장반대에 너무 초점을 맞춘 나머지 궁극적인 도달지점에 대한 인식이 혹시나 흐려지는 건 아니냐는 자성도 따랐다.

노조 집행부의 한 간부는 "과연 언론개혁이 무엇이냐"며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시저의 말 중 ´개혁은 내부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문장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김종철 전 사장이 사퇴하기 직전 연합뉴스 노조는 이미 ´회사위상재정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연합뉴스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종철 전사장의 비리의혹이 촉발되면서 결국 소유구조나 회사위상 문제에 관한 논의는 잠잠해졌다. 외부에서 선임된 사장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개혁´이란 포장도 연합뉴스 사원들에겐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도 ´개혁´이란 말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사원들도 있다. 우리 언론에서의 개혁이라는 것은 아직도 ´독립´이라는 명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연합뉴스의 궁극적인 목적도 정부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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