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자실 개방과 관련, 우리와 같이 대통령중심제인 미국의 백악관 취재시스템은 많은 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백악관은 원칙적으로 브리핑 등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모든 기자들에게 개방한다. 기자들은 브리핑을 시작하기 전에 최소한 기자라는 것만 증명하면 백악관 브리핑룸을 출입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7월까지 워싱턴 특파원 생활을 했던 한겨레 정연주 논설주간은 “매일 백악관 대변인이 브리핑을 하는 브리핑룸은 모든 기자들에게 열려 있다”며 “출입증이 없는 기자들이 백악관에 들어가려면 브리핑 시작 1시간 전쯤 프레스 오피스 언론담당관에게 연락을 취해 ‘취재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백악관 입구에서 자신이 기자라는 것을 입증하기만 하면 브리핑은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단지 기자뿐만 아니라 프리랜서에게도 브리핑룸은 공개돼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절차 없이 출입증을 발급받아 상시 출입하는 경우도 있다. 정주간은 백악관에 매일 6개월 정도 꾸준히 나가면 백악관측에서 출입증 발급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은 뒤 신원조회를 거쳐 공식 출입증을 발급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브리핑은 비교적 충실하게 이뤄진다는 평가다. 정주간은 “백악관은 매일 한차례씩 주로 대변인이 나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고, 필요에 따라 국무부, 국방부 관계자 뿐 아니라 대통령도 나와 입장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에 대한 별도의 취재는 쉽지 않다. 정주간은 “개별적인 취재원이 없으면 별도의 취재는 쉽지 않다. 모든 취재는 공보과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주요 당국자들과 접촉하기가 쉽지 않은 한계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기자들에 대해서는 배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브리핑룸에 설치된 의자가 100여개 정도 있지만 모두 미국 언론사에 고정적으로 주어진 것이어서 외국 기자들은 브리핑에 일찍 나오더라도 서서 들어야 한다는 것.

이밖에도 정주간은 “백악관에도 출입기자단이 있다”며 “브리핑이나 기자회견에서 질문권이 우선적으로 기자단에 주어지는 일부 특권이 있긴 하지만 순수한 친목단체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백악관의 취재시스템은 공식 브리핑에 대해서는 전면 공개돼 있다는 점에서 국내 청와대 취재시스템보다는 열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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