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가 16대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정치부 기자들의 주요 취재환경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정치부의 취재스타일은 △유력 정치인들의 일부 기자들에 대한 은밀한 정보제공 △술·골프 접대 자리에서의 취재 △특정 언론사 선호에 따른 정보제공의 불평등 등의 관행이 이어져왔다는 게 기자들의 설명이다.

한 중앙일간지 민주당 출입기자는 “기자들을 만나 고급술집에 가거나 골프를 치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구정치에서 나온 취재관행은 상당 부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일부 언론사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해온 이른바 ‘밀실취재’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자는 “노당선자 주변의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30∼40대로 초재선 출신의 정치신인들이고, 이들은 언론을 이용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개혁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기존 정치인들의 언론 대응방식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편집국의 한 간부도 “노당선자측에 대한 취재는 기존 정치인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는 힘들다”며 “노당선자와 주변의 사이클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당선자 측근에 대한 기자 배치도 일부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당선자는 민주당 내 주류세력도, 권력핵심부도, 뉴스메이커도 아닌 소신있는 정치인 수준이었기 때문에 각 언론사마다 노당선자와 그다지 가까운 기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중견기자보다는 오히려 젊은 기자들이 더 가까울 정도.

경향신문 편집국의 한 간부는 “40대 초중반이 중심이 된 인사들이 노당선자의 주력부대 역할을 할 것이고 이후 이 기조가 10년 이상 간다고 볼 때 담당기자들도 자연스럽게 보다 젊은층으로 바뀌어가지 않겠느냐”며 “이후 인사에서 노당선자측을 취재했거나 잘 아는지 여부가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새 정권이 출범하면 언론사들도 지역안배와 친소관계에 따라 편집국장, 보도국장 등 중요 보직에 대한 인사를 해온 점에 비춰 오는 1∼3월로 예정된 각 언론사 인사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한 중앙일간지 간부는 “지난 대선 때까지만 해도 일부 언론사가 국장급 인사, 청와대 출입기자 등을 지역안배 차원에서 해온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노당선자는 영남출신의 민주당(호남)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차기 인사에서 일부 변동이 있다해도 지역안배가 그다지 큰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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