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사진부장이 기자들에게 아들 과제물 작성을 시키고, 자신에게 불만을 갖고 있는 계약직 기자들에게 사표 제출을 강요하는가 하면 부서 운영비를 전용해온 사실이 최근 젊은 기자들의 폭로로 드러나자 보직해임 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스포츠조선 사진부의 계약직 기자 3명과 2∼3년차 기자 3명은 지난 22일 최모 사진부장이 재임 중 부원들에게 △취재시 기업체 홍보실 등에서 받은 선물 요구 △자신의 승용차 청소 지시 △고3인 아들의 과제물 작성과 사진출력을 시키는 등 권한을 비상식적으로 남용했다는 요지의 투서를 노조 인터넷 게시판과 사내에 공개했다.

최부장은 이들 중 계약직 기자 3명에게 자신에 대해 불만을 품고, 지각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18일 강제로 사표를 제출받기도 했다. 이들은 최부장이 이외에도 각종 경조사비, 잡비로 쓰기 위해 부서원 전체의 특근비와 야근비 전액을 모아 조성한 부비 중 일부를 개인 용도의 판공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원래 정보자료부 소관인 사진자료의 대여 및 판매를 최부장이 사진부 총무의 계좌로 송금토록 지시해 일부를 부비에 포함시키거나 따로 관리토록 지시해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사진원고 대여수입만도 376만원에 달하는 등 부비 운영 자체의 부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사진부 총무가 최부장에게 지난 7월 9일 300만원을 건네고 받은 사용내역에는 송형목 전 사장, 마실언 전 전무, 정영규 이사의 개인앨범 인화비, 조선일보 출판사진부 식사 등 본래의 부비 용도와 무관한 곳에 80여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이밖에도 이들은 “최부장이 지난 7월 말 편집국장 직선제를 앞두고 부원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권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모 부장은 “아들 과제물 작성을 부탁한 것과 사표 제출을 강요한 점은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부비 300만원을 건네 받은 건 사진부 인원충원, 해외출장, 취재비 차별화, 장비충원 등 현안 해결을 위해 타 부서장이나 경영진을 만나 접대하느라 쓴 것이지 개인 용도로 쓴 건 아니다. 사진 대여료를 부비로 쓰거나 부비를 부장이 필요에 따라 써온 건 관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최부장은 편집국장 특정 후보 강권 주장에 대해 “편집국장 직선제 때 부원들에게 전 부국장에 대해 ‘장세동처럼 의리있고 장점이 많은 사람처럼 보이더라’ ‘이 사람이 찍어달라고 하더라’는 말을 한 적은 있어도 강요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부장은 지난 23일 사진부장 보직을 사퇴해 신임 사진부장 직무대행에 조용희 차장이 임명됐다.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조선지부 이영식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지위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득했다’는 윤리위 조항에 해당된다고 보고 오는 30일자로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 24일 회사측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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