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수사대상을 메이저 연예기획사는 물론 중소 기획사와 방송사 간부급까지 확대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강도와 속도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요계 금품비리를 수사중인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김규헌)는 지난 2월 문화개혁시민연대에서 PR비 관행에 대한 제보내용을 수사의뢰한 것을 계기로 내사에 들어가 이때부터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 PR비 수수 당사자나 목격자들로부터 익명의 제보와 검찰의 자체적인 정보수집을 통해 기초수사를 벌여오다 지난 10일께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서 금품을 수수했던 PD 몇 명에 대한 사법처리에 그쳤던 종전의 수사방식과는 달리 방송사 고위간부들까지 수사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구조적인 비리 관행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혐의가 있는 수사를 하다보니 관련자들이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나오고 있어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며 “구조적인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금품수수, 주식매입 등 여러 가지 유형을 모두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개인간의 금품수수보다는 근본적인 ‘돈줄’을 잡기 위해 4대 연예기획사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 등을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는 것.

이와 관련, 한 검찰 출입기자는 “당초 기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막상 진행된 수사를 보니 검찰의 사전준비가 철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MBC 전 PD 황용우씨가 가요프로그램 출연청탁을 대가로 신인가수 김성집씨 아버지로부터 679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지난 11일 황씨를 구속한 데 이어 지난 14일엔 앨범홍보를 대가로 신인가수 매니저와 아버지로부터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M.net 보도본부장 김종진 상무도 구속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방송3사 간부급 PD 5∼6명에 대해서도 연예기획사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며 이중 MBC 은모 PD가 GM기획으로부터 현금, 주식 및 외제승용차, 향응 등을 제공받은 혐의사실을 일부 확인한 상태다.

현재 검찰은 연예기획사 관계자와 방송PD를 중심으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신문사 연예담당 기자들에게까지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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