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가요계 비리 수사를 둘러싸고 스포츠지 연예부 기자들은 수사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혹시라도 자신들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까 긴장하면서도 이번 수사를 계기로 기존의 ‘관행’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A스포츠지 연예부장은 “기존의 4대 연예기획사들은 방송의 권력을 압도할 수 있을 정도의 스타급 연예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금품이나 주식로비를 통해 소속사 가수들을 방송에 출연시킨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금품을 써가면서 로비를 벌이는 건 오히려 영세한 기획사”라고 말했다.

이 부장은 “게다가 일부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PR비의 규모가 전체 가요계와 방송계가 매도당할 정도는 아닌 규모”라면서도 “그러나 일부 간부급 PD에 대해 ‘자판기’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그동안 소문이 무성했던 만큼 이번 수사로 어디까지가 사실인지와 함께 ‘옥석’에 대한 구분도 지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스포츠지 연예부 기자는 “연예계 주변에서는 ‘예민한 시기에 검찰이 왜 연예계만 문제를 삼느냐’며 이번 검찰 수사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포츠지 기자들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는 이번 수사에 대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 2월 문화개혁시민연대에서 검찰에 수사의뢰한 대상자 명단에 스포츠지 2개사 가요담당기자가 각각 1명씩 들어 있고, 검찰이 이들 역시 수사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

A스포츠지의 한 기자는 “문화연대가 검찰에 수사의뢰하면서부터 이미 해당기자들은 적잖이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눈치”라며 “수사 진행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예계를 둘러싼 각종 비리가 사라지고 보다 투명해져서 스포츠지 지면도 다양해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스포츠지 연예부장은 “차라리 이번 기회에 수사대상이 더 확대돼 연예계의 고질적인 비리문제가 사라지고 판이 다시 짜여져야 한다”며 “분명히 옥석은 가려져야겠지만 연예계가 더 이상 비리집단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이에 따라 스포츠지 지면에 늘 등장하던 얼굴이 아닌 다양한 연예인들을 발굴해 신선한 바람을 줄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지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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