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박평식씨가 올해 청룡영화상의 ‘영화평론상’ 수상자로 내정됐으나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평식씨는 지난 10일 청룡영화상 관계자로부터 영화평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청룡영화상이 조선일보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고민 끝에 이날 청룡영화상 사무국에 수상을 거부하겠다는 거부이유서를 보냈다.

박씨는 “문제는 청룡영화상을 주최하는 스포츠조선과 후원사인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이미 이 땅에 하나의 거대한 권력으로 군림하며, 평등과 정의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그것은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얼마전 벌어졌던 ‘애기섬’을 둘러싼 문제는 조선일보의 본질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나의 행동이 오만한 영웅주의로 비춰지길 원하지 않으며, 글을 쓰고 비평을 하는 사람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작은 소망으로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씨측은 “박평식씨가 수상을 거부한 건 그동안 조선일보가 보여줬던 보도에 대한 항의표시이지 안티조선운동 차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포츠조선 주최로 22회째를 맡고 있는 올해 청룡영화상엔 KBS와 함께 조선일보도 후원업체로 참가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관계자는 “이 행사에 조선일보는 지면을 통해 후원하는 역할만 할 뿐인데 독립법인인 스포츠조선과 직접 연관시키는 건 곤란하다”며 “순수한 의미에서 심사위원단이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며 다시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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