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충돌·행안위 점거 등 국회가 일촉즉발의 상황을 계속하던 24일 오후 2시 황교안 당 대표가 찾은 곳이 있다.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화 ‘퍼스트스텝’ 상영회다.

다큐멘터리 ‘퍼스트스텝’은 2015년 미국에서 열린 12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가한 24명의 탈북자 이야기를 담았다.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등이 주최한 이날 상영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영화 제작 이후 (감독 등이) 끊임없는 테러와 공격에 시달린다고 들었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북한의 인권지옥 참상을 절실하게 호소하면서 북한의 자유를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는 분들께 격려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발언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발언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황교안 대표는 “북한 동포는 헌법상 우리 국민이다. 우리가 그들을 저버린다면 민족적 관점에서도 옳지 않은 일이다. 북한 독재 권력의 인권유린에 침묵하면 범죄 방조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황 대표는 “북한 인권을 말하면 남북화해가 깨진다는 것은 좌파세력의 치졸한 자기변명일 뿐이다. 북한 동포에게 자유와 행복을 선물하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역사적 책무”라고 주장했다.

탈북자 출신의 김규민 ‘퍼스트스텝’ 감독은 “문화는 적의 총칼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적을 죽일 유일한 무기다. 요즘 드라마 볼 때, 나쁜 사람 나올 때 뒤에 태극기가 나온다.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게 문화”라고 주장하며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지금 나가서 싸워 달라”고 했다. 박인숙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는 “지금 한국에 좌파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파영화가 드물다”며 “연평해전·국제시장·출국 정도인데 그런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다큐멘터리 ‘부역자들’을 연출한 최공재 감독은 “영화 ‘판도라’ 한 편으로 탈원전하는 미개한 시대”라고 주장한 뒤 “영화를 비롯한 문화콘텐츠에 자식들이 세뇌당하는 동안 자유한국당은 문화를 도외시했다”며 “지금은 문화전쟁을 함께할 전우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탈북자 출신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황 대표를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김정은과 친하게 지내려 하기 때문에 탈북자들은 태생적으로 자유한국당 지지자다. 그런데 (탈북자들을) 끌어주는 사람이 (한국당에) 없다. 제대로 된 통일분과위원회를 가동시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북한인권 개선운동을 활발히 하면 좋을 텐데 지금 당장 남쪽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