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글 미디어 해커톤 우승은 국회 회의록 전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한 ‘대한민국 국회 실록’ 서비스에 돌아갔다.

구글코리아·미디어오늘이 공동주관한 ‘2019구글 미디어 해커톤’ 심사위원들은 20일 20개 대회참가팀 중 ‘JjAM(쨈)’ 팀의 대한민국 국회실록을 우승작으로 정했다. 국회실록은 국회 회의록 전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실록 사이트’를 만들어 구글 확장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 뉴스 페이지에 연계해 팩트체크 기능까지 더한 서비스다.

이번 해커톤은 ‘진실에 더 가깝게 다가가는 방법’을 주제로 정했다. 팩트체크와 가짜뉴스(조작된 허위 정보) 검증, 필터 버블(확증편향) 해법 등의 쟁점을 중심으로 적극 뉴스 소비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하자는 취지다.

▲ 2019 구글미디어 해커톤 참가팀 ‘JjAM(쨈)’의 기획자 장슬기씨가 20일 오후 ‘대한민국 국회실록’ 서비스를 발표 중이다. 사진=이우림 기자
▲ 2019 구글미디어 해커톤 참가팀 ‘JjAM(쨈)’의 기획자 장슬기씨가 20일 오후 ‘대한민국 국회실록’ 서비스를 발표 중이다. 사진=이우림 기자

팀 쨈은 ‘무엇이 팩트인지’라는 질문에 “인용할 다양한 원자료만 존재할 뿐 팩트는 진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팩트 자체는 정보, 증거라는 뜻이지 진실은 아니”라며 주관에 오염되지 않은 원자료 자체에 관심을 가졌다. 그 과정에서 정치 관련 자료 중 연속성이 있는데다 시민사회단체의 염원이기도 했던 국회 속기록 데이터베이스화에 집중한 것.

팀 쨈은 “팩트체크, 원자료 이용한 기사쓰기, 적극 뉴스 소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검색 가능한 형태로 회의록을 제공하고 자신이 발견한 중요 회의록 내용을 다른 이와 공유하는 팩트체크 기능과 익스텐션(확장프로그램)을 이용한 직접 팩트체크 기능은 뉴스 소비자의 적극 뉴스 활용을 가능케하고 정치에 접근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뉴스 말미 댓글 란에 정치인의 국회 발언을 확인하도록 서비스를 고안했다. 댓글 란에 실리는 발언을 클릭하면 ‘실록 사이트’로 연결되며, 사이트에선 해당 의원의 이전·이후 발언을 전부 볼 수 있어 현안에 신속한 맥락 파악도 가능하다.

기획자 장슬기씨는 기획 의도로 ‘1차자료 접근’과 ‘시민 접근권’을 강조했다. 장씨는 “어떤 정치인이 문제 발언을 하면 뉴스룸에선 그의 과거 발언을 뒤져보라는 지시가 내려오기 마련인데 포털검색 접근이 쉬우니 보통 2차 자료만 접한다”며 “그러다 통신사 보도 등 2차 자료의 오류로 연쇄 오보가 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막아보자는 취지도 있었다”고 밝혔다.

장씨는 “시민들도 이런 정보에 편리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아직 없다”며 “지금 시민들은 자기 관심 사안이면 상당한 시간이 들더라도 정보를 검색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팀 쨈은 실용성과 실현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회 속기록 전수 데이터베이스화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국회에 오래 요구했고 시도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 팀 쨈이 기획·구현한 ‘대한민국 국회실록 사이트’ 첫 화면 갈무리.
▲ 팀 쨈이 기획·구현한 ‘대한민국 국회실록 사이트’ 첫 화면 갈무리.

이성규 심사위원 겸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은 “한국 사회에 허위 정보가 퍼져 나가고 확산하는 근원 중 하나로 따옴표 저널리즘이 지목되는데 가장 관행이 뿌리깊은 곳이 국회 쪽”이라며 “필요한 서비스를 구현했단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팀 쨈 구성원 3명이 협업을 시작한 진 4년이 넘었다. 이들은 ‘갈아만든 쨈’이란 프로젝트 그룹을 구성해 “정치와 재미가 만났을 때 조롱이 아닌 새로운 흥밋거리를 만들어낼 컨텐츠를 만드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기획자 장씨는 현 KBS 디지털뉴스부 소속 데이터분석가이고 이준원 디자이너는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한다. 개발자 이두희씨는 스타트업 기업 운영자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을 합한 말로,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 대회를 뜻한다. 우승팀 쨈은 오는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PAC Trusted Media Summit’에 초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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