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강원 산불 재난 보도 부실 대응 논란에 책임을 지고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국장은 19일 KBS 내부 통신망을 통해 “저는 오늘부로 통합뉴스룸 국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2주 전 우리의 산불 재난 보도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당시 최선을 다한다고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전적으로, 특보의 시기와 내용, 형식을 총괄했던 저의 책임이다”고 밝혔다.

지난 4일 KBS는 9시 뉴스에서 전화연결을 통해 강원 산불 현지 상황을 보도했지만 밤 10시 정규프로그램을 방송에 내보냈고, 10시 53분경 첫 특보를 전했지만 10분 후에 ‘오늘밤 김제동’을 밤 11시 25분까지 진행한 후 특보로 전환했다. 이를 두고 안팎에서 특보 전환 판단이 늦었고, 보도 내용도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서 불충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현지 연결된 취재기자가 강릉방송국 인근에 있었지만 ‘고성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 KBS 본관 전경.
▲ KBS 본관 전경.
정치권에서도 KBS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고 양승동 사장 사퇴 요구까지 튀어나오면서 코너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관련 책임을 놓고 김 국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국장은 “산불 현장과 보도국에서 밤새 악전고투했던 기자들의 노력이 폄훼되진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임을 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지금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인사권자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 사태 수습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업무를 계속해왔지만, 이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 만큼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히고 물러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번 일이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우리의 재난보도 시스템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는 이제, 어디서든 우리 뉴스의 경쟁력 높이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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