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선근 회장이든 머니투데이미디어 관계자든 윤지오씨에게 꽃을 보낸 적도 없고 보낼 이유도 없다”

고 장자연씨 강제추행 사건 목격자인 윤지오씨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 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자신에게 꽃다발을 보냈다”고 밝힌 후 나온 머니투데이 기사다.

윤씨는 이날 “(홍 회장은) 내가 받은 명함을 토대로 경찰 수사 당시 첫 번째로 지목된 인물”이라며 “그 시점에 여의도 집으로 꽃 배달이 왔다. 주소를 안다는 것 자체가 두려웠다. 스토킹으로 느껴졌다. 일반 남성이 보냈어도 무서웠을 것이다. 경찰에 신고했더니 수거해갔다”고 말했다.

윤씨는 “(그때가) 경찰이 (홍 회장을) 수사했던 당시고, 내가 지목한 분이 그분이었기 때문에 명확하게 그쪽에서 꽃이 배달돼 너무 무서웠던 게 사실”이라며 “솔직히 일반적으로 한 (언론사) 대표(당시 홍 회장은 머투 사장)가 개인에게 명함을 주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고 술회했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리포트 화면 갈무리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리포트 화면 갈무리

이에 머니투데이(머투)는 15일 기사 작성자가 ‘머니투데이’인 “누명쓴 사람이 윤지오에 꽃배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홍 회장이 윤씨와 마주친 후 1년이나 지나서 억울하게 누명쓰고 조사 대상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무슨 정신으로 ‘스토킹’을 하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머투 측은 “진실을 은폐하거나 윤씨에게 혼란을 줘 수사를 방해할 이유가 있는 개인이나 조직이 저지른 교란 행위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앞서 윤씨는 홍 회장의 ‘꽃 배달’과 관련해 보다 구체적인 증언을 했다.

윤씨는 지난 10일 ‘장자연 특별법 제정과 성폭법 개정의 필요성’ 토론회 후 미디어스 기자와 만나 경찰이 수거해간 꽃과 관련해 “(꽃바구니 안에) 카드로 ‘오해를 하고 있는데 오해를 풀고 싶다’(는 게 있었다)”며 “그런데 그 시점이 내가 홍 회장을 (경찰에서) 지목한 시점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윤씨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뉴시스 기사([기자수첩]윤지오, 장자연 사건의 절대선인가) 삭제 건과 관련해 홍 회장이 장자연 사건으로 조사받은 사실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증인’ 윤지오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 고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 접대 강요 사건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 씨가 지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 접대 강요 사건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 씨가 지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자리에서도 윤씨는 “그분(홍 회장)도 뵀던 분이고 명함을 경찰, 검찰 측에 넘겼다. (홍 회장 측에서) 내가 살고 있던 여의도 아파트로 꽃을 배달했다. 폭탄물이나 뭐가 있을까 봐 무서워서 (신고했고) 경찰에서 수거해갔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 8월19일 검찰이 피의자 신분이던 홍선근 회장 등을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결론 낸 불기소결정서에는 명확하게 홍 회장과 머투 그룹 관계자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들이 당시 장자연 소속사 대표였던 김종승씨와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 해서다. 이는 머투 측에서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검찰이 작성한 불기소결정서를 보면 변아무개 전 보고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는 “2008년 2월28일 M가라오케에서 홍선근, 유승호(머니투데이방송 사장), 이백규(뉴스1 사장), 김종승, 윤지오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변 대표는 “그때 김종승이 약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를 소개시켜 줬고, 그 사람이 일본 노래를 부르고 나간 것으로 기억하는데 신문사 회장은 분명히 아니다”고 덧붙였다.

머투 측은 홍 회장 등이 윤씨를 본 것은 ‘술자리’가 아니라 저녁 식사 자리로, 윤씨는 변 대표가 데리고 나온 김종승의 소개로 선 채로 홍 회장 등과 인사하고 홍 회장의 명함만 받고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씨는 분명 “이날 식사를 함께했고 와인을 마시는 자리였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왜 내가 있는 집을 수소문해서 겁주는 양 꽃을 보냈느냐”며 “그 부분에 대해 나도 듣고 싶다. (기자들이) 취재하고 (홍 회장이) 해명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머투 기자에겐 “홍 회장이 재수사받고, 본인이 해명하면 될 것을 왜 그걸 나에게 묻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눈에 보는 장자연 사건 인물관계도. 구성·그래픽=강성원·이우림 기자. 사진=TV조선·©연합뉴스
한눈에 보는 장자연 사건 인물관계도. 구성·그래픽=강성원·이우림 기자. 사진=TV조선·©연합뉴스

윤씨가 홍 회장을 만나 밥을 먹었는지, 술을 마셨는지는 중요한 사실관계가 아니다. 언론사 대표, 간부들과 금융인이 만나는 자리에 왜 연예기획사 대표가 참석했고, 왜 신인배우를 데리고 나왔는지 머투 측은 이에 대해 설명하진 않고 있다. 인사하러 온 생면부지 신인배우에게 친히 명함만 건네곤 밥도 먹이지 않고 돌려보냈다는 홍 회장의 해명도 납득하기 어렵다.

홍 회장과 함께 김종승 대표 등을 봤다는 유승호 MTN 사장은 지난 10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에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같이 한 4명(홍선근·유승호·김종승·변아무개)은 근처 가라오케로 옮겨 술자리를 가졌으며, 그 자리에는 이백규 뉴스1 대표와 윤지오는 물론, 연예인 혹은 다른 여성들도 없었다”고 했다.

반면 변 대표가 홍 회장 등을 가라오케에서 만났다고 한 날과 관련해 윤씨는 지난 2009년 경찰 조사에서 “압구정동 시○○○ 건너편에 있는 M가라오케에서 김종승 대표와 변 대표, 자연 언니가 갔을 때 김 대표가 다른 룸에 있는 신문사 회장을 룸으로 데리고 와서 소개를 했는데 그 사람이 일본 노래를 유창하게 잘했다”고 진술했다.

윤씨와 변 대표, 머투 측 모두 김종승과 가라오케를 갔다는 것은 공통된 진술이나 그 자리에 윤씨나 장씨가 있었는지, 중간에 동석한 제3의 인물이 있었는지는 주장이 갈린다. 하지만 윤씨나 장씨의 참석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식사와 가라오케로 이어진 만남이 만일 접대 성격이었다면 머투가 요구한 대로 재조사, 재수사로 밝혀야 할 대목이다.

[관련기사 : 머니투데이그룹 기자들, 윤지오 북콘서트 대거 동원]

 

“머니투데이 회장은 왜 윤지오에 꽃을 보냈나” 관련 정정보도문

주식회사 미디어오늘은 2019년 4월15일 “머니투데이 회장은 왜 윤지오에 꽃을 보냈나”라는 제목 하에 홍선근, 유승호, 이백규가 2008년 2월28일 술자리에서 윤지오를 만난 사실이 있고 홍선근이 장자연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 수사를 받을 무렵 윤지오에게 꽃을 배달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홍선근은 윤지오와 식사자리에서 만난 사실이 있을 뿐 술자리에서 함께 한 사실이 없고 유승호, 이백규 또한 윤지오와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이 없으며 홍선근이 윤지오의 집에 꽃을 배달한 사실이 없습니다.

위와 같이 주식회사 미디어오늘의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이를 바로 잡습니다. 이 보도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