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저널리즘 토크쇼 J’(이하 J)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 보도 행태를 비판하고 자사 보도를 반성했다. J는 참사 당시 오보, 정부를 감싸는 보도, 유가족에 악의적 보도, 고 유병언 회장의 장남 유대균씨와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로 시선을 돌리는 보도 등을 비판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MBC와 함께 ‘전원 구조’ 오보 등을 보도한 자사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패널로 참석한 고 유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저희 가족들이 집중 비난하고 비판한 게 KBS와 MBC였다”라며 “저희 또래 대부분은 KBS가 가장 정확히 보도하는 방송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J는 세월호 참사 관련 잘못된 보도 예로 △KBS·MBC ‘전원 구조’ 오보 △참사 당일 육해공군이 총동원됐다는 오보 △승객들의 ‘해경 구조 소홀’ 주장을 누락한 KBS 보도 △당시 대통령 박근혜의 구조 독려 띄운 보도 △민간잠수부 사망을 유가족 탓으로 돌린 MBC 보도 △채널A의 ‘유대균, 소심한 목소리로 뼈 없는 치킨 주문’ 단독보도 등을 꼽았다.

▲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화면.
▲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 화면.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원 구조’와 ‘육해공군 총동원’ 오보에 “이런 오보 때문에 안심하고 풀어져 사람을 더 못 구했다는 속상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겸임교수는 “언론이 정부 발표 받아쓰기를 하면서 문제가 됐다.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이런 속보를 내보냈는데 국민보다 정부나 정치세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취재를 했던 강나루 KBS 기자는 “당시 4년 차 기자였는데 현장에서는 전체 상황을 들여다보기 어려웠다. 지시에 따라 빨리 취재를 하고 기사 처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막상 나간 리포트를 보면 처음 취재할 때 방향과 달랐다”며 “절망감과 자괴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왔고 반성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강 기자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취재 이후 같은 해 5월 KBS 사내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리고, 길환영 당시 KBS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조합원 총회에서 자사 보도를 반성하는 발언을 해 주목 받았다.

[관련 기사: KBS 기자들 “내가 유족이어도 KBS 꼴도 보기 싫을 것”]

▲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한 이명선 셜록 기자.
▲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 출연한 이명선 셜록 기자.
채널A 기자로 취재하다가 퇴사한 이명선 셜록 기자는 다시 국가적 참사가 일어난다고 해도 언론의 비윤리적 행태는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제가 퇴사했을 때 회사 측에서 잡지 않았다. 정말 많은 기자가 퇴사했지만 또 새로운 기자들이 (채널A에) 들어갔다”며 “시청률만 잘 나오면 굳이 좋은 기사를 만들 이유가 없다. (언론이 변할 수 있다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는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며 유씨에게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유씨는 “진짜 사과해야 할 사람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계속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용기 내는 분들만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신다”고 말했다.

강나루 KBS 기자는 “아직 KBS에 대형 참사에 대응하는 근육이 붙지 않았다”며 “반성만 반복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잘 취재해 결과물로 말씀드리겠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