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여행지’로 불리는 열린관광지의 접근성 개선공사가 장애인들이 관광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이어가며 열린관광지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열린관광지 관계자들이 열린관광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 허점들을 노출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열린관광지란 한국관광공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각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노인, 영유아 동반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시 어려움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장애물을 제거한 관광지를 말한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모니터링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순천만 습지공원·곡성 섬진강기차마을·통영 한려수도케이블카·용인 한국민속촌 등 열린관광지 4곳과 일반관광지 4곳에 대해 ‘장애인 관광환경 모니터링’을 진행해 열린관광지의 접근성 등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모니터링 단원과 비장애인 단원의 2인 1조를 한 팀으로 구성해 조사대상 8개의 관광지를 각 3차례씩 교차 조사했다.

▲ 정보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정보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물리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물리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관광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관광환경영역에서 열린관광지(파란색)와 일반관광지(빨간색)의 평균점수.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모니터링 결과 정보환경 영역(안내팸플릿, 홈페이지, 점자안내, 음성안내 등), 물리환경 영역(교통, 주차장, 주차장 안내, 이동로, 화장실 등), 관광환경 영역(접근성, 안내정보, 내부이동, 시설진입 등) 등 세 가지 평가영역에서 모두 열린관광지군 평균점수가 일반관광지군 평균점수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에 모니터링센터는 “표본이 적은 걸 감안하더라도 열린관광지의 접근성 개선 공사가 관광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한국관광공사의 열린관광지 지정과 접근성 개선공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이유”라고 했다.

다만 개선할 점도 나왔다. 열린관광지 4곳 모두 열린관광지용 안내 팸플릿을 구할 수 없었다. 모니터링센터는 “용인의 경우 관광안내소 직원에게 문의한 결과 열린관광지로 지정받은 사실과 열린관광지용 팸플릿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며 “다른 열린관광지도 비슷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홈페이지에 나온 열린관광지용 장애인 편의시설 지도와 관광지 현장이 팸플릿, 안내판의 내용이 달라 장애인 관광객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홈페이지의 열린관광지용 지도와 현장에 설치된 입식안내판을 보면 시설이름, 편의시설 내용 등 주요 안내정보가 달랐다.

점자 안내책자의 경우 조사대상 관광지 중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정문 관광안내소에만 비치돼 있었다.

▲ 왼쪽 그림은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홈페이지 열린관광지용 지도, 오른쪽은 현장에 설치된 입식안내판이다. 붉은 선은 서로 다른 시설이름과 편의시설 정보 부분을 가리킨 것.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왼쪽 그림은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홈페이지 열린관광지용 지도, 오른쪽은 현장에 설치된 입식안내판이다. 붉은 선은 서로 다른 시설이름과 편의시설 정보 부분을 가리킨 것.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용인 민속촌의 경우 장애인용 매표소가 비장애인 단체관람객 예매창구로 이용되고 있었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의 경우 창구의 높이가 맞지 않아 매표의 어려움을 겪었다.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 용인 민속촌의 경우 장애인용 매표소가 비장애인 단체관람객 예매창구로 이용되고 있었다. 휠체어를 탄 관람객의 경우 창구의 높이가 맞지 않아 매표의 어려움을 겪었다. 자료=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

용인 민속촌의 경우 장애인용 매표소(저상매표소)가 비장애인 단체 관람객 예매창구로 이용됐다. 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용 매표소를 안내했는데 이 때 휠체어를 이용한 관광객은 창구의 높이가 맞지 않아 표를 구매하기 어려워했다고 지적했다. 

모니터링센터는 “저상매표소가 장애인용이라는 사실을 창구직원이 모르고 있었다”며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민속촌은 매표소·장애인주차장 등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공사 비용으로 9060만원을 사용했다”고 했다.

윤선애 모니터링센터 연구원은 “열린관광지의 접근성 개선공사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지·관리와 문제 사례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지정과정에서는 교통, 숙박, 식당 등 관광지 주변 환경도 지금보다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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