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주주 태영건설의 고위 임원 아들이 SBS 미디어그룹 계열사에 부정 취업한 뒤 문제가 드러나자 퇴사했다는 주장이 폭로됐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는 11일 오전 노보를 통해 이 같은 비리 행위를 고발하며 태영건설의 전횡을 비판했다.

논란이 되는 인사는 태영건설 A전무의 아들 B씨다. B씨는 지난 2016년 9월 SBS 콘텐츠허브 총무팀 기간제 비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총무팀이 인력 충원이나 추가 채용을 요청한 적 없었는데도 B씨의 입사가 이뤄졌다.

▲ 4월11일에 발행한 SBS노보. 사진=SBS노조 제공
▲ 4월11일에 발행한 SBS노보. 사진=SBS노조 제공
B씨는 입사 석 달 만에 국내 사업팀으로 전환배치된 후 입사 1년을 갓 넘긴 지난 2018년 1월 기간제 사원 11명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A전무는 윤세영 태영건설 명예회장과 윤석민 회장의 측근으로 태영에서 33년 동안 근무했다. 윤석민 회장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콘텐츠허브 특별감사에서 이 문제가 지적됐다. 당시 감사팀이 B씨 본인과 콘텐츠허브 임직원을 조사한 결과 B씨가 처음 입사한 콘텐츠허브 총무팀은 HR팀 등 관련 부서에 인력 충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었다.

또 기간제 비정규직 사원 채용 과정도 채용 직무 등을 채용 사이트에 공지하고 지원 접수를 받는 일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감사 보고서는 “기간제 직원 채용의 경우 채용 방식을 명확히 해야 채용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는다”며 “이 사안은 업무 수행 능력 여부를 떠나 절차적 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례다. 특히 계열회사 임직원 자녀를 채용하는 경우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절차에 더욱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특별감사를 통해 특혜 취업 사실이 드러나자 작년 3월 사표를 내고 콘텐츠허브에서 퇴사했다.

▲ 전국언론노조 SBS본부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SBS 대주주 태영건설의 이재규 부회장이 SBS 자산으로 가족 회사를 경영하며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왼쪽부터 윤창현 본부장과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 사진=언론노조 제공
▲ 전국언론노조 SBS본부가 지난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SBS 대주주 태영건설의 이재규 부회장이 SBS 자산으로 가족 회사를 경영하며 거액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왼쪽부터 윤창현 본부장과 오정훈 언론노조위원장. 사진=언론노조 제공
언론노조 SBS본부는 “대주주 영향력을 내세워 자녀를 SBS의 콘텐츠 판매를 담당하는 계열 회사(SBS 콘텐츠허브)에 부정 취업시킨 태영건설 현직 임원의 사례만 봐도 태영건설이 과연 막중한 공적 책무를 이행해야 하는 지상파 방송의 지배 주주로 자격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SBS본부는 “SBS를 포함한 국내 주요 언론들은 그동안 김성태 한국당 의원 딸의 KT 특혜 채용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며 “국민의 언론으로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할 지상파 방송 SBS의 대주주와 그 계열사가 부정 채용과 취업 특혜, 고용 세습에 해당하는 파렴치한 일을 벌여놓고 어떻게 떳떳하게 국민 앞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SBS콘텐츠허브는 언론노조 SBS본부의 문제 제기 이후 “지난해 감사 과정에서 계약직 사원 채용 절차를 미준수한 사례를 확인했다”며 “1년여 간 근무한 해당 직원이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작년 3월 자진 퇴직한 사실이 있다. 회사는 재발 방지 조치로 채용 절차와 기준을 전면 재점검하고 철저히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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