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참모총장에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군이 내정됐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 등은 만약 육사 출신이 안됐으면 조직이 흔들렸을 것이라는 주장을 싣는 등 여전히 육사 출신이냐 아니냐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8일 육군 참모총장에 서욱 합참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을, 공군 참모총장에는 원인철 합참 차장(공군 중장)을,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최병혁 육군 참모차장(육군 중장)을, 지상작전사령관에는 남영신 군사안보지원사령관(육군 중장)을, 해병대사령관에는 이승도 전비태세검열단장(해군 소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육사 출신이냐 비육사 출신이냐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육군참모총장에 내정된 서욱 대장은 육사 41기이다. 25사단장, 합참 작전부장, 제1군단장을 거쳐 합참 작전본부장까지 했다. 서 총장을 두고 국방부는 “작전 및 합동작전분야 전문가로서, 뛰어난 조직 장악능력과 위기관리능력, 정책․전략적 마인드를 구비한 장군”이라고 소개했다.

원인철 신임 공군참모총장은 공사 32기로 공군참모차장, 공군작전사령관,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합동참모차장을 지냈다. 최병혁 신임 연합사 부사령관도 육사 41기 출신이며, 남영신 신임 지상작전사령관은 학군 23기로 육사 출신이 아니다.

이를 두고 동아일보는 8면 머리기사 ‘육참총장에 육사출신 서욱… 靑, 파격 대신 안정 택했다’에서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끈 건 1969년 임명된 고 서종철 전 육참총장(육사 1기) 이후 이어진 육사 출신 육참총장 관행이 깨질지 여부였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정부 소식통이 “군 투톱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이 각각 공군, 학군단 출신 육군으로 이미 육사 출신이 배제된 시점에서 육참총장마저 비육사 출신을 임명하면 군 조직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청와대가 육사 출신을 택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도 육사 출신들의 반발을 막아 향후 국방개혁을 보다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6면 ‘신임 육참총장 인사, 陸士 기수 파괴’에서 “당초 군 내부에서는 '비육사' 출신 육참총장이 50년 만에 탄생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며 “그럼에도 육사 출신이 발탁된 것을 두고 군 관계자는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을 염두에 둔 판단이었다’고 했다”고 썼다. 조선은 “국방장관(정경두·공사)과 합참의장(박한기·육군 학군)에 이어 육참총장까지 비육사 출신이 가져갈 경우 예상되는 육사 출신들의 거센 반발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분석했다.

▲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 사진=국방부
▲ 서욱 신임 육군참모총장. 사진=국방부
그러나 육군참모총장까지 육사 출신이 안하면 조직이 흔들린다, 반발이 거세다라는 주장은 육사출신이 과거부터 모든 군 요직을 다 차지해왔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를 두고 육군 장성 출신의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간사)은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합참의장은 일반(비육사)이고 육참총장이 육사 출신인 점을 볼 때 현재로서는 균형을 갖춘 인사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민 의원은 그러나 “육사 비육사간에 조직이 흔들린다는 것은 옛날 얘기다. 저는 그렇게 안 본다. 3성 장군, 4성 장군 이상이면 조직관리할 줄 알고, 작전능력이 있다. (육사 나오지 않아도) 조직을 다 안다. 육사 비육사를 특정짓고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안맞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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