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는 (장)자연이와 그렇게까지 친분이 있지 않았다. 따로 연락하는 것을 본 적이 없고, 따로 만났다고 들은 적도 없다. 지금 지오는 다 두루뭉술히 말하지 않느냐. 회사에서도 (장자연 사망) 이전에 나갔고, 알고 있는 사실이 전혀 없다.”

지난 8일 뉴시스가 보도한 “[기자수첩]‘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수정 전 [기자수첩]윤지오, 장자연 사건의 절대선인가) 기사에 등장하는 백아무개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장자연 소속사) 전 매니저의 말이다.

현재 이 기사는 윤지오씨가 법적 대응 입장을 밝힌 후 뉴시스 측의 이렇다 할 공개 해명 없이 조용히 삭제한 상태지만, 뉴시스는 백씨 등의 주장이 얼마나 신빙성이 있는지 검증하는 데에 소홀했다. 실제 ‘윤지오와 장자연이 따로 연락하거나 만났다고 들은 적이 없다’는 백씨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

[ 관련기사 : 윤지오씨 “뉴시스 기자 안 오셨나요?” 법적대응 예고 ]

▲ 고(故) 장자연씨 소속사 동료였던 윤지오씨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고(故) 장자연씨 소속사 동료였던 윤지오씨가 지난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수사 당시 경찰은 장자연씨와 같은 소속사에 있었던 윤씨 사이에 통화 내역이 있는지 조회했고, 장자연 문건에 나온 시점인 2008년 7월16일부터 12월21일까지 두 사람은 15차례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김종승(소속사 대표)이 술 접대를 하기 위해 장씨와 윤씨를 부른 것이냐’는 경찰의 물음에 “휴대폰 내역서만 보고는 어느 술집에 갔다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내역서에 나온 위치에 자연 언니와 같은 장소에서 휴대폰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김 대표가 나와 자연 언니를 나오도록 해 술자리에 갔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씨는 지난 2010년 김종승 대표의 폭행 등 혐의 관련 재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실제로 장자연과 각별하게 지냈느냐”는 판사의 물음에 “회사 소속 당시에 (장씨와) 같이 쇼핑도 하고 골프도 치러 갔다”면서 “(술자리에 불려갈 때도) 거의 나와 장자연만 갔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장자연 증언자, 윤지오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2014년 뉴시스를 인수한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의 홍선근 회장도 장자연 사건으로 조사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이날 윤씨를 취재한 기자들에 따르면 1시간 남짓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윤씨는 과거 술자리에서 목격한 한 언론사 임원에 관해 증언했는데 그는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리포트 화면 갈무리
▲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사진=머니투데이방송(MTN) 리포트 화면 갈무리

윤씨는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분(홍선근 회장)도 뵀던 분이고 명함을 경찰, 검찰 측에 넘겼다. 내가 명함을 토대로 (진술)했을 때 언론에 관계된 사람 명함은 그분 것밖에 없으니까 경찰이 ‘머니투데이 홍선근’이라고 지목해줬다”며 “그런데 내 기억 속에 (홍 회장을) 본 기억은 있지만 그(장자연을 강제추행한) 사람이 아니니까 참고인 조사로만 맨 처음 조○○(조선일보 전직 기자)이 왔었다”고 말했다.

홍선근 회장은 실제 2009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강제추행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최종 결론 냈다. 2009년 8월19일 검찰(김형준 검사)이 작성한 불기소결정서를 보면 홍 회장은 윤씨를 만나 명함을 건넨 적은 있으나 장씨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이 벌어진 장소에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검찰은 홍 회장 등 머니투데이 간부들과 김종승 대표, 윤지오씨가 술자리를 가졌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변아무개 전 보고인베스트먼트 공동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2008년 2월28일 M가라오케에서 홍선근, 유승호(머니투데이방송 사장), 이백규(뉴스1 사장), 김종승, 윤지오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검찰 과거사위원회 재수사 권고 이후 검찰이 장씨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조아무개 조선일보 전직 기자는 2009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벗기 위해 홍 회장에게 죄를 덮어씌우기도 했다.

홍 회장 등 대한 이 같은 검찰 조사 내용과 관련해 머니투데이 측은 홍 회장이 윤씨에게 식사 자리에서 의례적으로 명함을 줬을 뿐 함께 술자리나 가라오케를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관계자는 “윤지오는 김종승의 소개로 홍 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떴고, 이백규 뉴스1 대표도 그날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변 전 대표는 “내가 그런 진술을 했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윤씨가 식사 자리에 왔다 간 것 같다. 가라오케는 홍선근, 유승호, 김종승과 넷이서만 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장자연 강제추행 부인 유력인사들, 어떻게 진술 짜 맞췄나]

※ 기사 수정 : 2019년 04월10일 오전 09시19분

 

“‘증인’ 윤지오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관련 정정보도문

주식회사 미디어오늘은 2019년 4월9일 “‘증인’ 윤지오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라는 제목 하에 홍선근, 유승호, 이백규가 2008년 2월28일 술자리에서 윤지오를 만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한 결과 홍선근은 윤지오와 식사자리에서 만난 사실이 있을 뿐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이 없고 유승호, 이백규 또한 윤지오와 술자리를 함께 한 사실이 없습니다.

위와 같이 주식회사 미디어오늘의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