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세계 최초 5G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축하하고 전략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4G가 가까운 미래엔 빠르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지만 당장 요금제와 새 단말기 가격부터 소비자이 크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의료, 생명, 개인정보를 세심한 배려없이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엔 국회의원, 관계부처 장관, 통신사, 제조사, 중소기업 등 민간 기업 및 일반시민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

5G란 5Generation의 약자로 5세대 무선 이동통신을 뜻한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CDMA와 초고속인터넷에 이어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을 가속화 시킬 수 있는 세 번째 도약의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5G 시대의 개막이 그동안 주로 통신기능에 한정됐던 4G와 달리 전 산업의 디지털혁신을 촉발하고 자율차, 스마트 공장 등 혁신성장 선도사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여는 핵심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초 초고속인터넷 상용화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고 표현했다.

그는 “개인 사용자들은 휴대폰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접하기 때문에, ‘지금 스마트폰으로 충분한데, 5G가 왜 필요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4세대 이동통신은 ‘아직까지는’ 빠르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결코 빠르지 않게 된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공장을 비롯해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는 분야는 앞으로 급속도로 늘어나 기존 통신망으로는 과부하가 걸리게 되며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고, 데이터를 주고받는 이동통신망도 더 넓고 빠른 길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5G는 기존 4G보다 속도는 20배 빠르고 연결할 기기는 10배 늘어나며 지연 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가 바로 5G”라고 평가했다. 2026년엔 세계 5G 시장 규모가 1161조원으로 예상되고 작년 반도체 시장 규모가 529조원인 점을 감안할 때 2배 이상 큰 대규모 미래시장이 창출된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5G가 가장 먼저 보급될 곳으로 의료, 교육, 교통, 재난 관리 분야를 꼽았다. 그는 “이동 중인 구급차 안의 환자를 의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하여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자율주행차 운행 중 생기는 돌발상황이나 장애물에 즉각 대처해 더욱 빠르고 안전한 이동, 교통혼잡 감소, 에너지 절감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또 그는 화재를 비롯한 재난현장에서 사람의 위치를 정밀히 파악하고, 고화질로 상황 정보를 전달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일도 중요하다”며 “5G 시대의 혜택을 모든 국민이 고루 누리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필요에 따라 선택할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가 나오도록 사업자와 협력해 나가고, 취약계층 요금 감면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대책을 언급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과 정부의 발표를 두고 지난달부터 5G 요금 인하를 위해 1인 시위 중인 참여연대 등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8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5G 경우 망을 까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망을 통해 어떤 산업을 키우고 어떻게 혜택이 돌아갈 것인지가 핵심”이라며 “소비자에게 요금과 단말기값으로 투자비가 전가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5G가 쓰일 곳이 VR(가상현실)이나 AI(인공지능), 자율주행자, 원격의료, 빅데이터 등이라며 이는 단순 요금 부담 넘어 개인정보 문제와 부딪힌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생명과 안전,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두고 논의하면서 진행하지 않고 혁신성장에 포함된다고 해놓고 공표해버리면서 규제완화까지 추진하는 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실제 5G 요금제의 경우 4G(LTE) 때 저가요금제가 3~4만원짜리도 있었으나 5G에서는 최소 5만5000원 요금제부터 써야 가능하며, 실제 고용량 데이터를 쓰려면 7만원 이상은 내야 가능하다. 김 팀장은 월 7만원 이상 요금 부담할 수 있는 소득수준 되는 국민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설계된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최소 140만원부터 시작되는 단말기 가격도 추가 부담인데, 결국 이번 서비스는 이 정도 비용부담이 가능한 소비자만 이용할 수 있는 첫 포문을 연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를 마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5G 세계최초 상용화,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 행사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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