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본부장 인사에 대한 신임투표를 8~12일까지 실시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이경호)는 8일 신임투표와 관련한 성명을 내어 “본부노조의 파업은 단지 낡은 리더십,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제 몫을 챙겨 살아남는 것이 미덕으로 믿어왔던 구 시대를 청산하기 위함”이었다며 “긴 싸움이 승리로 끝난 이후 그 낡은 과거를 대체할 리더십을 원했다. 따라서 지난 1년 평가는 새로운 리더십의 조건을 현 본부장들이 구비하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라고 밝혔다.

KBS본부는 “말로만 혁신을 외쳤다면 혹시 나를 따르는 소수의 동의만으로도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성과조차 내지 못했다면 이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단체협약에 따라 재적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불신임하면 해당 본부장 해임을 요구하고, 재적 조합원의 2분의 1 이상이 불신임한 본부장에 인사조치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KBS본부장 신임투표는 취임 1년이 경과한 편성본부장, 보도본부장, 제작1본부장, 기술본부장, 경영본부장 등이 대상이다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KBS 조합원은 소속 본부장을 대상으로 각각 신임투표를 한다. 또 다른 노조인 KBS 공영노동조합은 신임투표 제안에 응하지 않아 투표에 불참한다. KBS 안에는 KBS본부와 KBS노동조합, KBS공영노동조합이 있다. KBS본부는 지난 2월 조합원 2300여명을 확보해 교섭단체 대표 노조가 됐다.

이번 신임투표는 양승동 사장 체제를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다. KBS본부는 본부장이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자질을 갖췄는지 양승동 사장 체제 출범 이후 실질적 성과를 냈는지를 따져 묻겠다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KBS본부에 소속돼 있지 않은 노조의 경우 조직적인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김의철 보도본부장 신임은 여러 보도 논란을 낳은 뒤여서 보도국 내부 의견이 갈린다. KBS본부 소속 조합원은 대체로 현 보도본부장에 호의적이지만 다른 노조의 조합원은 KBS 보도 ‘편향성’을 강하게 지적하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야당은 공영방송 노조의 성명을 바탕으로 ‘오늘밤 김제동’ 프로그램에 반감을 드러내는 등 KBS보도를 비난하고 있다. 최근엔 재난보도주관 방송사로서 산불 보도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KBS 내부에선 양승동 사장 체제에 반대하는 구성원들의 표가 얼마나 모일지를 이번 본부장 신임투표의 변수로 보고 있다.

KBS는 지난해 뉴스개선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개선안을 발표하고, 언론비평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토크쇼 J’를 신설해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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