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자사의 산불 재난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KBS본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또 한발 늦었다. 초대형 산불이 급속도로 번지며 국민의 생명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을 때 KBS는 정규편성 프로그램을 끊고 곧바로 특보체제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강원 고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 KBS는 하루 전 끝난 보궐선거 분석을 하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KBS본부는 “어제 KBS 1TV가 본격적인 특보체제로 전환한 것은 밤 11시25분이다. 정규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진행하다 뒤늦게 특보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9시 뉴스에서 화재 현장을 연결해 보도하고 밤 10시 55분부터 10분 동안 특보 뉴스를 내보냈지만 오늘밤 김제동 방송을 20분 동안 틀어 비난을 받은 것에 대한 지적이다.

KBS본부는 산불이 일어난 시각이 4일 저녁 7시 17분경이었고, 빠른 속도로 주택가까지 확산되면서 주민들에 대피령까지 내려진 상황에서 특보 뉴스 전환 판단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가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 소식을 알리지 않고 자시 정규 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해 비판받고 있다. 사진= KBS 오늘밤 김제동 방송화면 갈무리.
▲ 재난주관 방송사인 KBS가 지난 4일 발생한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 소식을 알리지 않고 자시 정규 프로그램인 ‘오늘밤 김제동’을 방영해 비판받고 있다. 사진= KBS 오늘밤 김제동 방송화면 갈무리.
KBS본부는 “KBS는 9시 뉴스 이후 3.1운동 100주년 특집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내보냈다. 뒤늦게 짧은 10분짜리 속보를 편성한 뒤에도 KBS는 곧바로 특보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또다시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했다”며 “뉴스전문 채널들은 몇 시간 전부터 긴박하게 현지 상황을 중계하고 있었고, 다른 지상파 방송도 먼저 정규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특보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KBS의 이같은 대응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안일했다”고 밝혔다.

KBS본부는 “당장 상세하고 심도 있는 정보를 전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있더라도 재난방송주관방송사인 KBS의 특보전환은 그 자체로 강력한 메시지”라면서 “과연 재난방송주관방송사로서 재난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것인가. 재난에 대응하는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있는가. 보도 편성의 책임자들은 재난방송주관방송사로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기나 한 건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KBS본부는 이번 재난 뉴스 특보 전환 판단이 늦어진 것에 대한 잘못을 따지기 위해 긴급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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