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산불 현장과 이재민 대피소를 방문해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5일 오후 이재민 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를 방문해 이재민 가족과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사람이 다치진 않았느냐? 그럼 짐도 못 가지고 오고 몸만”이라고 하자 가족은 “그냥 우리는 이렇게 하고 나왔다”고 답했다. 이 가족은 “옷 갈아입을 새도 없고 불덩어리가 날아와 가지고 금방 타는데. 불덩이가 시뻘겋게 날아온다”며 “기어 가지고, 우리 아들이 속초서 얼른 피하라고, 차타고 가서 가만히 숨어 있다가…”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사람 생명이 제일 중요하죠. 집 잃어버린 것은 우리 정부가 도울 테니까, 강원도에서도 많이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가족은 “우리 대통령님 오시고 고맙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그래도 어제는 아마 주민들께서는 많이 놀라고 힘든 밤이었을 텐데 지켜보는 국민들도”라고 하자 이 가족은 “너무 속이 아프더라고. 금방 금방 타요”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빨리 집을 복구해서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고, 그래도 대피소에 또 계셔야 될 거니까 최대한 편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것만 해도 가슴이 아프지만, 그래도 그런 와중에서 다들 무사하게 피신해서 저는 우선 그게 고맙다”고 하자 가족은 “냄새가 나 가지고, 우리가 기절을 하겠더라고. 눈을 못 떠서”라고 고통스런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는데, 그래도 야단 안 치고 이렇게 잘했다 하니까 고맙다”고 했다. 가족은 “세상에 여기까지 오셨다. 고맙다. 바쁜데”라고 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현장의 이재민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현장의 이재민을 만나 위로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산불 감시를 하다 퇴근한 뒤 문자를 받았으나 어마어마한 산불에 다시 현장에 돌아가지 못한 한 가족에게 문 대통령은 “잘하셨다. 몸 안 다치는 게 최고지요. 나머지는 또 국가가 도와서 빨리 복구할 수 있게끔,함께 힘을 모아 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 가족은 “대통령님이 저희들을 잘 보살펴 달라. 너무 힘든데다 더군다나 이렇게 돼 가지고”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른 여러 가족에게도 무사해서 다행이며 정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서을 다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 가족에게는 “오히려 불길을 빨리 못 잡아서 가진 재산까지 다 잃게 만들었는데 정부가 송구스럽다”고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가족은 “절대 그렇지 않다. 바람이 워낙 불었고, 그다음에 조치를 빨리 해 주지 않았느냐. 비행기가 뜰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나마도 빨리 잡았지 않느냐. 고맙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또 생각해 주시니까”라고 인사했다.

다른 이재민은 울먹이며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연기 흡입한 거라든가 이런 건 진찰 받으시라”며 “이렇게 집이 소실된 것은 빨리 복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겠다). 힘내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가 불에탄 피해자 엄충길씨의 부인 박광옥씨를 만나 어깨를 두드리며“안녕하시냐고 인사를 건네지도 못하겠다”고 하자 박씨는 울먹이면서 “마을 주민들 중에는 지금도 손발이 떨려 식사를 못하는 분들도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을회관을 들러 주민들에게 “집은 정부와 강원도가 힘을 합쳐 해결하겠다. 집 복구까지 임시 거처를 마련하겠다. 피해보상도 신속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피해상황과 대응책 등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강원 고성과 속초를 방문해 현장상황을 살펴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일정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 부대변인은 강원 고성, 속초의 발화시각이 4월4일 19시17분이고, 진화된 시각은 4월5일 09시37분이라고 했다.

토성면사무소 대책본부와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은 강원도 고성에, 현장점검을 위해 간 장천마을은 속초에 위치해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현장의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와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강원도 고성과 속초 산불현장의 이재민들을 만나 위로와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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