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폄하 발언 ‘이부망천’으로 물의를 빚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또다시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이날 YTN ‘노종면의 더뉴스’에 출연한 정 의원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독립유공자 서훈 여부에 관해 “이미 이 정부 내부 깊숙한 곳에서 김원봉 선생을 훈장 서훈할 거라 작심하고 여론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방 후 월북해 북한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원봉 선생에게 국가유공자 서훈을 수여하는 문제가 이슈로 불거진 가운데 정 의원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북한 정권 수립에 공헌한 사람이 보훈 대상자가 되면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정 의원의 ‘실언’은 MBC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정 의원은 “현재 정부·여당의 사실상 관리 손아귀에 있는 MBC가 김원봉 선생에 대한 드라마 20부작을 엄청난 돈을 들여 제작하고 있다. 아주 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 폄하 발언 ‘이부망천’으로 물의를 빚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YTN 방송에서 또다시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사진=YTN 노종면의 더뉴스
▲ 지역 폄하 발언 ‘이부망천’으로 물의를 빚은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YTN 방송에서 또다시 실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사진=YTN 노종면의 더뉴스
이에 진행자 노종면 앵커가 “제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MBC가 정부 손아귀에 있다고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그런 게 아니고…. 그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실언에 사과했다.

이어 노 앵커가 “저한테 죄송할 일은 아니다”라고 하자 정 의원은 “죄송하다. 이 부분에 대해선 제가 분명히 사과를 드리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MBC가 마치 정부·여당 지시에 따라 드라마 제작에 나선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다. 정 의원은 자기 발언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오는 5월 방영 예정인 MBC 드라마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정 의원은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6월 YTN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부망천’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배경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당을 탈당한 정 의원은 지난 1월 한국당에 복당했다. 이 발언으로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고발 당한 정 의원은 지난해 11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