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언론 노동자들이 가장 목마르게 찾았던 건 ‘편집권 독립’이다. 기사를 제대로 쓰기 위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만들자는 외침이 있었다. 포털사업자들에 의해 왜곡되기도 했다. 편집권 독립을 위해 신문법 개정 투쟁을 시작할 것이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편집권이 독립된 언론사를 공표해 독자에게 알리고 좋은 매체로 인정받았을 때 정부의 공적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편집권 독립, 공공성, 공정성을 명시하는 신문법 개정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신문법 개악 10년, ‘편집권 독립과 올바른 신문 진흥’을 위한 언론노동자 선언‘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박서연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신문법 개악 10년, ‘편집권 독립과 올바른 신문 진흥’을 위한 언론노동자 선언‘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박서연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가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오전 10시30분 “신문법 개악 10년, ‘편집권 독립과 올바른 신문 진흥’을 위한 언론노동자 선언”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편집권 독립을 위해 법을 개정해야 언론이 상업적 이해를 추구하지 않고 공기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전신노협)는 “신문법이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악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로 태어난 현재의 신문법은 그 이름과 달리 신문 진흥을 가로막는 법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편집의 자유와 독립 △신문 등의 사회적 책임 △신문의 공정성과 공익성 △독자의 권익 보호 등 이전 신문법에서 이유 없이 사라진 조항을 복원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빈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은 “‘편집권 독립’ 외침이 구태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언론사에서 특히 신문사에서는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빈 위원장은 “편집권이 독립된 매체를 독자에게 공공연하게 알려야 한다. 독자들이 좋은 매체를 구분할 수 있게 해주고 좋은 매체에는 정부에서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껏 편집권 독립은 언론노동자들의 투쟁 또는 경영진의 ‘선의’로 구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편집권 독립이 곧 해당 신문사의 지원으로 이어지면 한국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대광 전신노협(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장) 의장은 “유럽 사회는 다양한 지원책이 있다. 국가의 존립 이유는 민주주의 실현이고 이를 위해 절대적으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전제가 있다. 국가가 저널리즘을 위해 지원해야 한다는 당연한 책무를 갖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5년 단위 종합계획 같은 게 없다. 문체부도 중장기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영국 등의 국가는 신문산업 및 여론 다양성을 위해 언론사 지원 논의가 활발하다. 국가마다 세금 감면과 통신비 및 운송비 지원, 공동배급 비용 지원 등의 다양한 정부 지원책이 시행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반드시 경영과 편집이 분리된 언론사에만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장은 “다행히 지역신문은 편집권 독립이 잘 돼있다. 적어도 매년 지역신문에 대한 혜택을 선점할 때 편집권 독립 여부를 따진다”고 말하면서도 “네이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모바일 사이트에서 지역신문 빼버렸다. 포털에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물었지만, 아무 설명이 없고 설명을 요구해도 답이 없다. 지역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대식 지부장은 “지역신문에는 이중고가 있다. 2년 전에 국제신문 사장은 광고와 관련된 금전적 비리로 구속됐다. 부산일보는 배우자가 시의원에 출마해 사장이 퇴진을 선언했다. 대전일보도 회삿돈 몰래 빼서 부모 요양비로 쓰다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도 토로했다.

한편 전신노협은 신문법 개정 운동과 함께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과 뉴스통신진흥법에 대한 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지역신문 노조는 지역신문법의 한시 조항을 삭제하고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업자가 모바일 등에서 지역의 목소리를 배제하지 않도록 법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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