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남 창원 성산과 경남 통영‧고성에서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각각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PK(부산, 경남) 민심을 볼 기회였다. 결과적으로 범여권과 한국당이 1:1로 의석을 나눠가져 균형을 지켰지만 범여권에 민심이 경고를 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창원 성산 보궐선거 개표 결과 여영국 후보는 4만2663표로 45.75%의 표를 차지했고 한국당 강기윤 후보는 4만 2159표로 45.21%의 표를 차지했다.  504표 차이로 여영국 후보가 신승했다. 

통영‧고성에서는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4만7082표로 59.47%의 표를 차지했고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만8490표로 35.99%의 표를 차지해 정점식 한국당 후보가 여유 있게 당선됐다.

▲ 4일 한겨레 1면.
▲ 4일 한겨레 1면.
4일자 아침신문들은 재보궐 선거 소식을 1면 주요기사로 다뤘다. 언론은 이번 선거가 △1:1로 균형을 이루는 결과가 나와 앞으로 여야 대치가 가열되고 △정의당이 창원성산에서 한 석을 얻어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다시 결성해 국회 판도에 변화가 오고 △창원성산에서 중반까지 정의당 후보가 뒤지다 역전승을 한 결과는 민심이 범여권에 경고를 줬고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과 기초의원 한 석도 가져가지 못해, 민심이 국정에 경고를 내렸다는 해석을 내놨다.

다음은 4일 아침 발행하는 주요 종합 일간지 1면에 실린 재보선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1:1…‘견제‧균형’ 택한 민심”
국민일보 “與도 野도 옐로카드”
동아일보 “1대1”
서울신문 “국회 ‘4당 체제’로 변화…개혁입법 힘 받는다”
세계일보 “보수‧진보 1:1…민심, 균형 택했다”
조선일보 “창원성산은 정의당, 통영고성은 한국당”
중앙일보 “보궐선거 1:1…여영국‧정점식 당선”
한겨레 “정의당, 노회찬 지역구서 극적 역전승”
한국일보 “범여권 겨우 건진 1승…PK 표심은 싸늘했다”

▲ 4일 한국일보 1면.
▲ 4일 한국일보 1면.
창원성산의 역전승…PK민심이 경고 준 것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PK표심이 범여권에 경고를 줬다는 해석이 대다수였다. 특히 창원성산 선거에서 개표 중반까지 한국당 후보에게 뒤지다가 역전 승을 한 것을 두고 그렇게 해석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부산경남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 추세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 낙마 등 인사 실패와 관련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낸 게 후보 단일화 직후 상승세를 타던 창원성산마저 위태롭게 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썼다.

경향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창원성산에서의 박빙승부가 펼쳐진 것은 한국당이 내세운 ‘정권 심판론’이 일정 부분 먹혀들었다고 보여진다. 선거 기간동안 불거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 장관 후보자 2명 낙마 등 인사 실패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사설은 “‘진보정치 1번지’에서 가까스로 신승을 거둔 정의당에서 ‘막판 청와대 때문에 혼났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촛불 정권’을 자임하는 집권여당으로서 지난 2년 동안 시민의 믿음을 얻는데 실패한 것은 없는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썼다.

▲ 4일 경향신문 사설.
▲ 4일 경향신문 사설.
중앙일보는 이날 3면 기사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까지 했지만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 민심이 진보 진영에 마냥 우호적이진 않다는 사실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범여권의 실책에 더해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는 언론도 있었다.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진보·노동계의 아성’인 창원성산에서 개표 막판까지 뒤지다가 504표차 신승을 거두면서 인사 참사·탈원전·경제 위기에 요동치는 민심 이반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썼다.

한국일보도 1면 기사에서 창원성산의 표심을 “정부의 탈원전정책으로 업계 최대기업인 두산중공업과 협력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역경제가 휘청거리자, 일부 노동계 표심이 여권 단일후보에서 이탈해 한국당 후보 득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고 분석했다.

▲ 4일 동아일보 5면.
▲ 4일 동아일보 5면.

또 언론은 기초의원 보궐선거에서 경북 문경시 나·라 선거구는 모두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됐고, 전북 전주시 라선거구에서는 민주평화당 후보가 당선돼 더불어민주당은 1석도 가져가지 못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6면 기사에서 “민주당은 기초의원 선거 3곳에서도 모두 패배했다.(...)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파문, 장관 후보자 2명의 낙마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보궐선거 패배까지 겹치면서 여권은 각종 입법 과제 추진 등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고 썼다.

선거 이후…교섭단체 꾸리게 된 정의당‧평화당, 국회변화 기대

이번 선거 이후 정의당은 민주평화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중앙일보는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향후 선거법 협상 등에서 정의당이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게 된다”고 예상했다.

민주당 당내 변화도 예상된다. 중앙일보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가 다음 달 열릴 당 원내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경선에선 당권파에 힘을 실어주느냐, 비당권파로 당을 보완하느냐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손학규 대표의 거취까지 보도에 언급될 정도였다. 한국일보는 3면 기사에서 “창원에서 거처를 마련하며 선거 지원에 올인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이재환 후보가 3.57%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거취는 물론 정계 은퇴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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