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불명예 사퇴 이후 청와대가 적절한 후임 대변인을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청와대는 현재 내부인사를 할지, 외부영입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내부 인사라도 언론인 출신을 할지, 언론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인사를 할지로 나뉘고, 외부인사의 경우 언론인 출신으로 할지 비언론인 출신으로 할지가 고민이다. 후자는 또 현직 언론인과 전직 언론인으로 나뉜다.

현직 언론인의 영입은 부담스럽다는 기류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MBC 기자)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한겨레 기자)이 현직에 있다 청와대로 들어오는 바람에 권언유착이라는 비판을 받아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권언유착이 없다고 했지만, 현직 언론인의 청와대행 자체가 취재원과 언론의 거리를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줄곧 나왔다. 김의겸 대변인(한겨레 기자) 역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곧장 들어오려다 언론의 비판 등에 의해 숙려기간을 거쳤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저녁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현직에서 데려올 경우 문제제기가 있을 것같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직이 아닌 전직 언론인도 물색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언론인 출신은 적임자라 할 만한 인물은 대부분 현직이고,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하거나 정치권에 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내부인사 가능성도 나온다. 유민영 홍보기획비서관, 오종식 연설기획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이 거론된다고 한다. 유 비서관은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 춘추관장을 통해 대언론 업무 경험이 있고,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캠프 대변인을 했다.

오종식 비서관은 고려대 학생운동 출신으로 참여정부 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 시절 행정관을 하며 보좌한 경험이 있다. 민주통합당 공동대변인 경험이 있다.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은 문화일보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7년 초 문재인캠프 공보실장을 맡다가 문 대통령이 당선되자 청와대로 들어왔다. 노무현 정부 당시 문화일보 청와대 출입기자를 하며 이라크파병 결정을 첫 보도했다.

▲ 윤도한(오른쪽)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강기정 정무수석과 함께 지난 1월10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윤도한(오른쪽)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강기정 정무수석과 함께 지난 1월10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변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의 의중과 철학 이해도, 정무적 판단력, 언론 또는 대언론 경험 등이라고 한다.

일각에서 김의겸 대변인이 부동산 문제 외에 ‘까칠한’ 대변인을 했던 것과 다른 스타일의 대언론관계를 유지할 사람이 낫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김의겸 대변인이 하던 역할을 하는 사람이면 된다. 스타일은 중요치 않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정무적 판단능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중요하다. 대변인 경험과 같이 언론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거나 기자 경험이 있거나 하는 사람의 부류 중에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중과 철학을 이해해야 한다. 그는 “대통령 의중을 잘 아는게 중요하다. 아니면 대통령의 철학과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거의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언론인 출신을 완전히 배제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수현 전 대변인 재기용설의 경우 출마를 고려하는 이들은 어렵다는 입장이고, MBC 출신 김성수 박광온 의원 등 현직 의원의 경우 의원 대신 청와대 대변인에 선뜻 나서겠느냐는 점이 고민이라고 전했다.

인선 일정과 관련해 이번주 중에 이름이 나올 수도 있고, 다음주로 넘어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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