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에 협찬하는 상품권을 직원이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시민사회단체는 MBC가 비리행위를 은폐하고 있다면서 책임 간부를 고발했다. 하지만 MBC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관계가 다르다며 기사 게재 중단을 요청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데일리환경은 지난달 21일 “지난 2002년 시작해 공영방송 M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장수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직원이 시청자에게 줘야 할 상품권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데일리환경은 “최근 서프라이즈 현업부서의 근무자들이 수년간 시청자 몫으로 협찬되는 수억원의 상품권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제보자 주장을 바탕으로 지난 1월말 MBC 자회사인 MBC C&I 자체 정기 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연간 1억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방송제작 및 광고협찬으로 받고 시청자에게 지급해야 하는데 시청자에게 지급된 게 없다는 게 언론 보도 내용이다. MBC가 사적 유용 혐의를 받는 직원들에게 감봉 및 근신 등의 가벼운 처분을 내렸다고도 주장했다.

MBC C&I는 MBC 프로덕션과 MBC 미디어텍이 통합해 지난 1991년 출범한 MBC 자회사다. 지난 2002년부터 서프라이즈 프로그램을 제작해왔다.

관련 보도에 시민단체 정의로운시민행동은 2일 최승호 MBC 사장을 포함해 MBC C&I 제작 관련 간부 8명을 고발했다. 정의로운시민행동은 “공영방송 MBC의 장수 프로그램인 ‘서프라이즈’에 시청자 몫으로 협찬된 거액의 상품권이 시청자들에게 지급되지 않고 다년간 제작 관계자들(PD)에 의해 타 용도로 빼돌려졌다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마땅한 범죄행위에 해당”된다며 “그러나 MBC C&I는 비리 해당자 6인에게 일률적으로 ‘취업규칙 위반’을 적용하여 감봉 6개월에서 근신 15일까지 자체 징계처분하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하려 획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MBC C&I 사장인 임흥식은 ‘서프라이즈 비리 의혹’을 보도한 언론매체에 위협적인 공문(기사 게재 중단 요청)을 보내 부하직원의 부정행위를 은폐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MBC C&I에 따르면 감사결과 취업규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MBC C&I 간부 6명에게 감봉 6개월 및 3개월, 1개월, 근신 등의 징계를 내렸다.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MBC C&I는 “2018년 하반기에 실시된 MBC 본사의 정기감사(대상 기간 2015년~2017년)에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의 상품권 내용과 관련해 일부 문제점이 지적돼 자회사인 MBC C&I가 자체적으로 관련자들을 징계하고 사용의 근거를 인정하기 어려운 금액은 제작진들에게 전액 변상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MBC C&I는 언론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상품권의 대부분을 프로그램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지급됐기에 개인용도로 사용했다는 주장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감봉은 일정기간 임금이 삭감될 뿐만 아니라 평가와 승진심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쳐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는 MBC C&I에서는 중징계에 해당된다”며 경징계로 마무리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MBC C&I는 “제작진들을 공금 횡령한 피의자인 것처럼 보도해 제작진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기사의 게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며 이 같은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MBC C&I는 관련 문제로 본사 최승호 사장까지 거론되는 상황까지 오자 임흥식 MBC C&I 사장 명의로 전계열사 구성원이 보는 사내 통신망에서 “협찬 상품권 사용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사위원회를 통한 관련자 징계와 변상 등을 했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MBC C&I 관계자는 “감사에서 문제가 된 금액은 3년(2015년~2017년) 동안 수억원 중 2000만 원 정도다. 영수증 등 증빙 자료가 부족해 문제가 된 금액으로 제작진에게 변상을 시키고 책임 정도에 따라 징계를 한 것”이라며 “시기로 보면 2017년 이전 문제가 된 것이고, 사장 취임하기 전 일어났던 일로 경영진이 잘못을 바로잡는 과정에 있고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MBC C&I는 지난 2018년 한 지상파 방송사의 협찬 상품권 촬영팀 지급 논란을 언급하면서 2018년 9월부터 상품권 지급 업무를 제작진에서 경영지원부로 이관토록 했고, 제작진에 협조한 일반인 사례를 관리하는 등 종합 개선 방향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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