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정의연대 등이 2일 오전 고 장자연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씨 신변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경찰을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사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윤씨는 장씨의 성접대 대상이 담긴 ‘장자연 문건’을 목격한 인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김 대표에게 조선일보 방 사장과 잠자리를 요구받았고, 조선일보 방 사장 아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 2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고 장자연씨 동료인 윤지오씨에 대한 신변보호와 함께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자백과 용서를 촉구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 2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가 고 장자연씨 동료인 윤지오씨에 대한 신변보호와 함께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자백과 용서를 촉구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수사 결과 실제 장씨와 만난 것으로 확인된 ‘방 사장’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었고 ‘방 사장 아들’은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 전무였다.

이들 모두 장씨와 한 번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했을 뿐 그 전후로 장씨와 연락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대검 진상조사단은 이들이 장씨와 여러 차례 만났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들은 윤씨에 대한 신변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경찰관들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최근 윤씨가 여러 차례 신변 위협을 당해 경찰을 호출했는데도 10시간 동안 오지 않는 등 신변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자연 사건에 연루된 조선일보 사주 일가의 자백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장자연 사건과 함께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친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 부인인 고 이미란씨의 자살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방용훈 사장은 조선일보 4대 주주이기도 하다.

앞서 이미란씨가 지난 2016년 9월 한강에서 투신한 뒤 이씨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달 5일 MBC PD수첩은 이 사안을 다루며 이씨 죽음 배경에 방용훈 사장의 아내 폭행과 자녀들의 폭언·감금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조선일보 사주 방씨일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기자회견에서 낭독하고, 조선일보 직원에게 이를 전달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조선일보 사주 방씨일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기자회견에서 낭독하고, 조선일보 직원에게 이를 전달했다. 사진=정민경 기자.
정의연대는 “장자연‧이미란 사망과 관련해 조선일보사 방씨 일가는 스스로 범죄 행위를 자수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길 바란다”며 “조선일보사 방씨 일가가 연예인으로 성공을 꿈꾸던 한 여성을 성적 노리개로 삼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방용훈 사장과 네 자녀들이 어머니인 이미란씨를 지하실에 가두는 등 죽음에 이른 과정이 이미란씨 형부 김형수씨의 증언으로 공개됐다. 특검을 통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씨 일가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특검 전이라도 그동안의 만행을 사죄하고 자수함으로써 고인들과 국민에게 용서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자연 리스트’에 거론되는 방씨 일가 인물이 누군지 스스로 밝힐 것 △장자연 사망사건 은폐 등을 위해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과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밝힐 것 △이미란씨 사망 사건 관련 폭력 행위를 스스로 밝힐 것 등을 촉구했다. 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기자회견 후 요구사항이 담긴 공개서한을 조선일보 직원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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