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뒤 모든 언론이 청와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을 지적하는 보도를 내놨다. 윤도환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1일 언론브리핑에서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 교체 여론을 두고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고 말해서다.

윤도환 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정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사 쪽에서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런 지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병역, 세금, 불법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 음주운전, 성 범죄 등 청와대가 제시한 7대 인사 배제 기준에 위배되는 후보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정호 전 후보자는 2003년 경기 분당에 아파트를 보유한 상황에서 서울잠실 재건축 아파트를 갭투자로 매입했다. 이는 전형적 부동산 투기다. 낙마하지 않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과 딸도 2006년 이후 세차례 위장전입했다.

윤도환 수석은 이날 낙마한 두 후보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윤 수석은 조동호 후보자에게 쏟아진 비난을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돈을 보내려고 전세금 올렸다는 부분이 자극적으로 보도됐다”며 언론의 자극적 보도 탓으로 돌렸다.

경향신문 “거꾸로 가는 청와대”, 한겨레 “독야청청?”

경향신문은 이런 청와대의 안일한 인식을 2일자 4면에 ‘인사참사에도 문제없다…거꾸로 가는 청와대 현실 인식’이란 제목의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 2일자 경향신문 4면(왼쪽)과 한겨레 5면.
▲ 2일자 경향신문 4면(왼쪽)과 한겨레 5면.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여당에서도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를 거론한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이 “조국 수석이 사퇴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했고, 다른 의원은 조동호 전 후보자를 두고 “그런 인사를 대체 누가 추천했는지 우리도 미스터리”라고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도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청와대만 독야청청하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한겨레도 이런 청와대의 현실 인식을 비판하며 2일자 5면에 ‘독야청청?’이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흠결 있는데도 못 잡은 게 아니다. 지명할 땐 문제가 없었다”는 윤도환 수석의 황당한 해명을 비판했다.

동아일보, 靑 “조국-조현옥 수석이 뭘 잘못했나”

조선일보는 2일자 1면에 조국·조현옥 수석을 엄호하는 윤도환 수석의 말을 빌려 ‘조·조 문제없다, 그러니 조치도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동아일보도 이날 1면에 ‘청, 조국-조현옥 수석이 뭘 잘못했나’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 시계방향으로 2일자 조선일보 1면, 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 3면.
▲ 시계방향으로 2일자 조선일보 1면, 동아일보 1면, 중앙일보 3면.

중앙일보도 3면에 ‘윤도환, 문제 없으니 특별한 조치도 없다, 조국 엄호’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놨다. 중앙일보는 청와대의 이런 엄호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도입이란 핵심 과제를 조국 수석이 진두지휘해왔기에 조국 수석이 빠질 경우 검찰 개혁의 좌초를 걱정해서라는 해석을 내놨다. 특히 중앙일보는 향후 국회 진출 가능성이 있는 조국 수석에게 ‘경질’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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