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침투설 관련해 규명이 제대로 됐어요? 방통심의위는 연구할 능력이 있어요? 방통심의위는 민언련, 오월 단체 심부름꾼인가? 이상로 위원을 내보내라고 해서 내보내? 뭐 이런 더러운 집단이 다 있어? 방통심의위가 국가 기관이야?”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는 유튜브 영상 제작자 지만원씨가 29일 방통심의위 통신소위에 의견진술자로 출석해 한 말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위원장 전광삼)는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5·18 역사왜곡 유튜브 동영상 30건을 두고 접속차단(시정명령)을 결정했다. 통신소위에 앞서 방통심의위는 5·18기념재단에서 요청한 자유한국당 추천 이상로 위원 심의 기피 신청서를 받아들였고, 이상로 위원을 배제한 채 심의를 진행했다. 통신소위는 허위사실, 명예훼손 등 인터넷 게시글 삭제와 차단 여부를 심의한다.

전광삼 위원장은 심의 시작 전 “5·18기념재단에서 이상로 위원 심의 기피 신청서를 냈다. 재단은 게시물 피해 당사자에 해당한다. 이런 경우 심의위원인 이상로 위원을 이석한 뒤 의결하는 것이 통상적 관례다. 이상로 위원이 이석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자 이상로 위원은 “저는 의결 안 한다. 그런데 그 전에 절차적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맞받아쳤다.

이상로 위원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위원들 앞에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유튜브 30건을 접속 차단한다는 결정이 나면 헌법적 가치를 규제당하는 사람들은 유튜버들이다. 당사자의 범위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 5·18기념재단을 당사자로 인정해주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겠냐. 방통심의위 독립성에 심각한 침해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 후 “제가 없는 상태에서 심의하든지 하라”며 퇴장했다.

의견진술을 하러 입장한 지만원씨와 참깨방송·태극FM 제작자들은 인 이상로 위원이 회의장에 보이지 않자 크게 반발했다. 

지만원씨는 “신문을 보니 당사자가 5월 단체가 당사자로 돼 있던데 5월 단체가 어떻게 당사자냐 우리가 당사자다. 광주 5월 단체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당사자가 우리인데, 왜 그 사람들의 이익은 반영하고 우리의 이익은 침해하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참깨방송 관계자도 “여기서 우리 입장을 대변하고 연락해줄 수 있는 사람을 기피 신청해서 뭘 하겠다는 거냐. 귀하들께서는 헌정질서 위반을 말했는데 내가 대한민국 예비역 6군 중위다. 헌법 위반한 적 없다. 우리 쪽 진영 이상로 위원 기피 신청부터 해놓고 심문하겠다는 거냐”고 소리치며 “나는 퇴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FM 관계자도 “여기 앉아 있는 분들은 좌우를 따지면 전부 좌에 있지 않냐. 이상로 위원이 와야 한다”고 소리쳤다.

지만원씨는 “무슨 이런 더러운 집단이 다 있냐”며 호통쳤다. 지씨는 “민언련이 사퇴하라고 하니까 사퇴압력 넣고, 오월 단체에서 기피하라고 하니까 퇴장시킨 거냐. 방통심의위는 민언련, 오월 단체 심부름꾼이냐. 국방부가 북한군이 왔는지 안 왔는지 아직 진상규명 안 했다고 했다. 결과 나오면 판단하면 되지 않냐. 무슨 자격으로 광주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다 해요. 이상로 위원 왕따시키지 말아라”고 말했다.

의견진술자들은 자유한국당 추천 전광삼 위원장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태극FM 관계자가 “천동설,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들은 사형장에 갔다. 진상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저희는 이상로 위원 기피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 여긴 전부 좌편향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자 갑자기 지만원씨가 전광삼 위원장에게 “위원장 사람 말하고 있는데 왜 웃어”라고 소리쳤다.

전광삼 위원장은 “이것 또한 표현의 자유”라고 발언하자 지만원씨는 “남 이야기하는데 실실 웃냐. 웃어?”라고 호통치자 전 위원장은 “더이상 의견진술이 어려울 것 같다. 여기까지 듣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지만원씨는 마지막까지 “이런 지저분한 곳에서 심의 안 받아. 고소하고 소송할테니 마음대로 하라”며 심의위원들을 노려보며 퇴장했다.

이후 심의위원들은 “의견 청취 과정에서 심의 결과를 뒤집을 만한 의견을 듣지 못했다”며 5·18 역사왜곡 유튜브 영상 30건을 두고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다.

한편 이날 보수성향 시민들 수십 명과 유튜버들은 방통심의위를 찾아 별도로 마련된 회의실에서 회의를 방청했다. 이상로 위원은 심의가 끝난 후 18층에 마련된 회의실에서 보수성향 유튜버들에게 “좋은 결과 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절대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심의는 절차상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