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카이스트 교수)는 27일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유학 지원, 취업 특혜 등 문제가 집중 제기되자 이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조 후보자는 미국에서 유학 중인 두 아들에게 고가의 승용차를 사주고 연 1억원 가량의 생활비를 보냈다. 특히 조 후보자의 두 아들은 미국 유학 기간 동안 벤츠, 포르쉐 등의 차량을 구입하는 데 1억4000만원 가량을 쓴 것으로 추정되면서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는 “자녀 지원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송구하다”고 밝혔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민 눈높이 이야기를 하셨는데 상식에 어긋난 유학비 지원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상속·증여세법은 자녀 생활비에는 과세하지 않지만 사회 통념을 벗어나거나 자산 증식 용도로 사용했을 경우 증여세 과세 대상으로 보고 있다.

▲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조 후보자가 국가연구 과정으로 미국 출장가면서 아들이 유학 간 지역에 방문하는 등 가족 일정을 위해 출장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일곱 차례에 걸쳐 두 자녀가 유학 중인 미국 샌디에고와 로체스터, 보스턴에 출장을 다녀왔다”며 “일정상 장남의 대학원 입학식과 졸업식도 부인과 함께 참석한 것 아니냐. 사실이면 횡령”이라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해외 출장은 연구 분야 때문에 갔는데 근처에 졸업식이 있어 참석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점 사과한다”고 답했다.

박선숙 의원은 “카이스트가 제출한 조 후보자의 해외출장 보고서를 보면 보고서에 적힌 날짜에 해당 지역에 학회나 연구프로그램이 열리지 않은 사실을 다수 확인했다”며 허위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조 후보자가 “허위로 작성한 적 없다”고 반박하자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오늘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으시면 과학기술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아들의 인턴 취업특혜 의혹도 나왔다. 조 후보자의 장남은 후보자가 이사로 재직한 업체인 동원올레브와 동원올레브의 미국 법인에서 인턴을 했다. 동원올레브는 동원과 카이스트가 만든 산학협력 기업이다. 차남은 카이스트 연구소에 위촉기능원으로 일했다. 박성중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의 자녀들이 정식채용 공고없이 인턴으로 채용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자 조 후보자는 “고용과 직결된 게 아니었다. 본인이 관심이 있어서 동원 올레브에 두달 정도 있었고 올레브테크놀로지 역시 도급으로 일했다”고 해명했다.

한국당은 이 같은 후보자의 행태가 ‘특권’이라고 강조하며 정부를 비판했다. 박대출 의원은 “신특권층에 국민은 분노한다. 문재인 정부 자체가 특권”이라고 했고, 박성중 의원은 “초호화 황제 유학이다. 인턴이 금턴이라고 할 정도로 체감 실업률이 높다. 이게 정의로운 사회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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