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립 찬반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MBN는 지난 25일 시사프로 ‘판도라’에서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내용을 다루면서 은폐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 설립 필요 여부에 공방을 벌였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지금의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일제 강점기 시절 경찰 권력이 너무 세서 견제를 하려고 검찰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한 것이었는데 무소불위의 현 검찰을 견제하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수처를 굳이 만들지 않아도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권력으로부터 인사권 독립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공수처 설립 찬반 여론을 보여주는 원형 그래프가 수치와 달리 찬반이 반반으로 갈리는 것처럼 보여줬다는 점이다. 원형 그래프를 보면 공수처 설립에 찬성하는 여론은 82.9%이고 반대는 12.6%, 모름/무응답은 4.5%였지만 원형에서 반대와 모름/무응답은 반 이상을 차지했다. 수치를 보지 않고 원형 그래프만 본다면 마치 찬반이 대등한 걸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왜곡된 그래프를 지적하며 정상적인 그래프 모형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 3월25일 MBN ‘판도라’ 방송 화면. 수치와 달리 면적을 잘못 그린 그래프를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 3월25일 MBN ‘판도라’ 방송 화면. 수치와 달리 면적을 잘못 그린 그래프를 내보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된 방송분은 MBN이 외주업체에 맡겨 제작한 것이다. 외주업체는 방송 제작 마지막 그래픽 작업을 하다가 그림 부분을 체크하지 못해 생긴 실수라고 전했다.

MBN측은 “기존 레귤러 프로그램처럼 제작을 하고 시사를 해서 수정하는 사이클로 돌아가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시사성이 떨어져서 방송 하루 이틀 전에 녹화가 들어가서 시사하는 시간을 잡지 않고 자막 넣고 효과를 넣고 있는데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수치는 맞았지만 면적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서 26일 오전 수정본을 마련해서 모든 방송에 적용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래프 왜곡 논란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4월 대선을 앞두고 JTBC는 문재인 후보가 진보층에서 48%,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서 66%의 지지를 받았다고 그래프를 통해 보여줬지만 실제 내용은 문재인 후보가 진보층에서 66%, 안철수 후보가 보수층에서 48%의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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