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KBS 남북교류협력단이 판문점 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국제배구대회를 추진하면서 참가 프로배구단의 모기업에 후원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하자 KBS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문화일보는 25일 복수의 배구계 관계자를 인용해 KBS남북교류협력단이 다음달 26~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제배구대회 아시아피스컵(가칭) 개최를 추진하면서 프로배구단 한국전력(남자부)과 도로공사(여자부)에 참가를 요청하고 이에 더해 두 배구단 모기업에 후원금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한국전력과 도로공사는 KBS 남북교류협력단으로부터 아시아피스컵 출전을 제안받은 뒤 속앓이를 하고 있다”면서 KBS 자회사인 KBSN이 프로배구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고, 국가적 행사에 불참하면 눈밖에 날 수 있어 KBS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대회기간인 4월 말은 선수들의 휴식기간이고, 여자배구 선수는 태국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참가해야 하고 외국인선수 선발 트라이아웃 기간이 5월 초라서 아시아피스컵(가칭) 참가는 ‘최악’이라고 강조했다.

문화일보 보도는 지상파 방송사가 국가적 행사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중계권을 무기로 삼아 한국전력과 도로공사에 갑질을 부린다는 취지다.

KBS는 문화일보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KBS남북교류협력단은 이날 오후 입장문에 “아시아피스컵(가칭)은 인도네시아 국가체육위원회와 인도네시아 배구협회가 개최를 추진하는 국제배구대회”라고 밝혔다. ‘판문점 선언 1주년을 맞아 KBS가 주최하는 대회’라는 문화일보 보도의 전제부터 틀렸다는 지적이다.

KBS남북교류협력단은 “이 대회 주관사는 아시아피스컵(가칭)에 남북한 남녀 팀의 참가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KBS 남북교류협력단에 KBS의 중계방송 의사를 타진”해왔다면서 “KBS 남북교류협력단은 해당 대회에 남북한의 팀이 참가할 경우 중계방송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중계방송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 문화일보 25일자 2면 기사.
▲ 문화일보 25일자 2면 기사.
특히 KBS남북교류협력단은 “KBS는 중계방송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업무 관례에 따라 실무 차원에서 실제로 대회가 개최되는지, 남북한에서 어느 팀이 참가하는지 등 전반적인 대회 규모와 방식에 대하여 주관사 및 배구연맹 소속 팀을 상대로 확인 작업을 진행한 바는 있지만 KBS는 대회 주최사나 주관사가 아니기 때문에 대회 후원금과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KBS 주장대로라면 문화일보 보도는 국제배구대회 주관사부터 사실관계가 다르고, 참가 및 후원금 요청이 없는데도 지어낸 거짓말이 된다.

문화일보 보도에 나온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측은 일부 말이 다르다. 한 관계자는 “2주전 KBS남북교류협력단으로부터 구두를 통해 국제배구대회 참가 의사를 물어왔다”며 “시즌이 끝나고 어차피 훈련기간이라 그 정도 일정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배구단 쪽에도 확인해 참가는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는 “대회 참가 의향을 물은 뒤 후원이 가능하냐 정도의 말이 나왔고, 후원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구두로 해당 의사를 물어왔을 뿐 공식적으로 보고서를 통해 요청을 받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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